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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컷트에 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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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lee67] 쪽지 캡슐

2001-09-21 ㅣ No.8286

 

 

성남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던 중에 ,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초등학교 2학년

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올라탔다.

잠깐 아이의 어수룩한 말투로 보아 어딘가

조금 부족한 아이인가 보다.

아이의 엄마인듯한 사람은 자리를 잡아 먼저

앉았는데 그 아이는 차가 움직이니까 불안한지

어찌할 바를 몰라 엄마의 처분을 바라는 눈치다.

엄마는 다시 그 아이의 손을 나꿔채듯 끌어와

의자에 손을 잡게 한 다음 엉덩이를 한대 때리며,

꼬집으며, 불만스럽게 아이를 쳐다보며 뭐라고 또

혼을 낸다.

엄마는 아이를 아주못마땅해 하며,

시선이 곱지 않은것을 보아 뭔가 아주 많이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아주 멀쩡하지만 좀 부족해 보이는 아이는

신음소리를 내는게 전부다.

뒤에 앉아서 앞에 일어나는 일을 보는 나는

마음이 불편해 졌다.

그 아이에게 그렇게 분노하며 학대하는

아주머니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

 

나는 내리기 두정거장쯤 전에 앞으로 나갔다

엄마가 처음부터 손을 끌어다 잡게한 좌석만을

붙들고 계속 불안해 하는 아이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어야 되지 않을까 해서다

 

아이 엄마 바로뒤엔 빈자리도 있었고

나는 그 아이를 그 자리에 앉게 하고 싶었다.

그아이를 만지며 "여기 자리 있는데 앉아라"

그 아이는 나를 쳐다 보더니 앉으려고

몸을 움직였다.  그때 아이의 움직임과 동시에

아이 엄마는 아이를 쳐다보며 아주 무섭게

아이를 제지하는 것이었다.

이 아이는 다시 신음 소리를 내며 엄마가 하라는

대로 처음의 그 상태로 돌아갔다.

똑바로 서지 못하냐며 엄마는 또 아이를

나무라며 꼬집는다.

난 지금도 그 모습이 아주 답답하게 남아있다.

그 아주머니의 분노와, 아이를 학대하며 즐기는

듯 보이는 그 아주머니의 모습이.....,

불안하지만 엄마밖에는 의지할 수 없는 그 아이의

신세가 왜 그렇게 불쌍하고 가슴 아픈지.....

 

언젠가 우리 아이를 많이 혼을 냈는데

아이가 이렇게 말한다.

엄마 아빠를 만나서 너무 다행이고, 행복하다고,

그리고 하느님을 알게 해 주어서 또한

감사하다고.....

이것이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까 !

 

그 아이의 힘없고 불안한 모습이 나를

한참 답답하게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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