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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시(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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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jhp94] 쪽지 캡슐

1999-10-28 ㅣ No.1600

겨울 기도 2

 

지은이 : 마종기

 

 

       1

 

이 겨울에도 채워주소서.

며칠째 논 오는 소리로 마음을 채워

손 내밀면 멀리 있는 약속도 느끼게 하시고

무너지고 일어서는 소리도 듣게 하소서.

떠난 자들도 당신의 무릎에 기대어

포근하게 긴 잠을 자게 하소서.

왜 깨어 있지 않았느냐고 꾸짖지 마시고

당신에게 교만한 자도 살피소서.

어리석게 실속만 차리는 꿈속에서도

당신의 아픔은 당하지 않게 하소서.

겨울의 하느님은 참 편안하구나.

 

        2

 

내가 눈물을 닦으면

당신은 웃고 있다.

당신은 언제까지나

슬픔 속의 노래다.

노래 속의 기쁨이다.

벌판에서 혼자 떨던 나무도

저 멀리 다음해까지

옷 벗어던지고 혼절해버렸구나.

내가 아는 하느님은 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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