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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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미 [lusia0502] 쪽지 캡슐

2001-01-01 ㅣ No.4051

[ 황산테러 6살 태완이,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 3 ]

 

처음으로 간 병원에선 ’힘들다’했나 보다.

언니랑 아이 아빠, 할머니 모두들 더 큰 병원으로 옴길려 한다.

화상 병동이 있는 곳이 있단다.

’화상병동은 왜 필요한가?’ 엄마는 그것조차 알지 못했다.

옴기는 도중도 위험하다 했나보다.

식구들은 무엇이든 해봐야 한다고 수군거린다.

 

’왜들 저러나 ,좀 있음 괜찮아 질텐데...’ 억지 바램이었나?.

앰블런스 차에 호흡기를 댄 태완이가 탔다.

엄마는 그 차에 올라 아이를 바라보며 멍했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아이를 잡고

"태완 아 태완 아"불렀다. 가슴이 방망이질 친다.

경북대 병원 가는 길은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경북대 응급실에서 아이에게 물었다.

"태완 아, 엄마 소리 들리 나, 누가 그랬니, 남자가, 여자가......".

아이는

"부었다".했었다.

엄마가 묻는다. 남자야 ?여자야? 어른이야 형 아야 ?

묻는 모든 말에 고개 짓으로, 힘든 고개 짓으로 답을 해 준다.

남자라고 했다.

아빠 같은 사람이라 했다.

끄득 거리는 고개 짓으로......

엄마와 태완 이의 대화를 의료진여러분들과

또 한남자가 말없이 듣고있었다.

기도가 막히는 걸 막기 위해 입안에 인공호흡기를 대고

무언가 장치를 하고는 아이를 약으로 재웠다.

아이의 몸은 점점 검게 물든다.

끊임없이 부어오른다.

눈은 여전히 세상을 향해 뜨고 있다.

감지 못하고.......

오늘밤이 지 나 봐 야 한단다.

’고비? 고비? 이 말이 무슨 말인가?’

그 저녁 10시쯤 아이는 중 환자실로 옮겨졌다.

정신을 차리라고 옆에서 끊임없이 말을 했다.

아무생각이 나 질 않는다.

한밤에 언니를 앞세워 사고 현장으로 가야했다.

"언니 내가 봐야해"

새벽이 뿌옇게 밀려올 즘 언니와 양동이에 물을 담고 골목을 헤맸다.

그 황산이라는 무서운 약품이 물에 묘한 반응을 보였다.

꺼멓게 있던 그물질은 물이 가면 뿌옇게 변해 버린다.

아이가 고통으로 헤맨 그 골목을 기었다.

땅바닥에 있는 이상한 모든 것을 입에 대어 봤다.

시큼한 그 맛을 확인하기 위해, 그 범인의 행적을 찾기 위해...... .

약품이 골목어귀에서 사라졌다. 아이가 누군가를 봤다는 그 입구에서.

일의 모든 실마리가 되는 곳이다. 온 동네를 뒤졌다. 미친 듯 이.

쓰레기통도 뒤졌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황산의 흔적은. 골목의 그 곳 외엔...... .

새벽이 지고있었다.

 

[ 황산테러 6살 태완이,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 4 ]

 

중 환자실에서의 하루 이틀...... .

중 환자실 복도에 기대 서있었다.

아빠는 엄마에게 마음 굳게 먹어라 했다.

둘 다 말은 잊은 듯 하다.

아빠는 내내 말이 없다.

 

온 하루가 그렇게 간다.

미친 듯이 헤맸다. 그 복도를......

아이 아빠가 고통에 가득한 짐승의 소리로 울 부 짖는 다,

아무런 말없이 멍하게 있던 아빠가.

 

그리곤 실신을 했다.

언니랑 모두 어디서 구했는지 바늘로 아빠의 손가락 끝에서 피를 냈다.

 

"김 서방 정신 바짝 차려야해" 한다.

 

아빠는 무릎에 얼굴을 묻고는 어억 어억 소리를 낸다.

 

엄마는 아무런 표정 없이 아빠를 바라만 봤다.

다른 세상의 일 같다고만 생각되었다.

소리 없는 움직임으로 의료진만 중환자 실을 드나들었다.

속이 불이 난 것 만 같다.

아이의 담당 의사 분의 움직임만 보이면 뛰쳐 갔다. .

발소리만 들려도...... .

"아이는 어때요? " 표정이 없다.

"잘 견디고 있나요?"

"네, 잘 견딥니다." 애써 웃어 보여준다.

"우리 태완 이 잘 견디죠?". 왜 쓴웃음이 날까?

하루 두 번의 치료, 두 번의 면회.

치료가 끝나면 면회를 한다.

그 시간을 위해 온 하루를 서 있다.

중 환자실 유리문에 귀를 대고,

무엇이든 내 아이의 소리는 들어야 겠기에......

 

내 아이 온몸이 까맣다.

얼굴, 가슴, 배, 등, 두 팔, 두 다리, 두 손...... .

손끝, 발끝만이 내 아이의 살결이다.

꼼지락거린다.

 

체내산소 율을 알기 위해 발톱 끝에 반창고 같은 걸 붙여 두었다.

그게 찝찔한지 다른 쪽 발끝으로 자꾸만 밀어낸다.

 

그 모습이 눈물나게 귀엽다.

 

중 환자실에선 의식이 없을 거라 했었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였다.

끄트막에 조금 남은 아이 살결을 빪에 갖다 대어 본다.

따스하다.

’우리 아이 살결인가? ’ 그 작은 손을 잡고

 

"태완 아, 엄마야." 불러 본다.

가늘게 떨리는 손끝으로 엄마 손을 잡으려 한다.

오므리지 도 못하는 그 손끝으로...... .

아이가" 어 엄마" 라고 부른다,

가늘게 떨리고 ,여린 목소리.

입안이 굳어 혀끝만 겨우 움직여 바보 같은 엄마를,

작은 아이를 지켜 주지 못한 바보 엄마를....... .

가슴이 떨렸다.

 

’엄마’라는

그 소리가 그렇게 가슴을 떨리게 하는 소리이었는지

예전엔 알지 못했다.

 

주위의 빛은 밝게 빛나는데 ,그 아이 세상은 온통 암흑이다.

치료가 끝나고 작은 몸을 붕대로 감으니 아이가 몸집이 큰 아이로 변한다.

꺼멓게 부어오른 얼굴이 너무 가여워 ,너무 두려워 .

움직이지 않는 두 눈에 가슴이 너무 아파

얼굴을 좀 가려 달라 했다,

다른 사람 면회 시간에...

"이모나 아빠가 오면 얼굴을 좀 가려 주세요". 한다, 엄마가.

 

그 소리에 아이는 마음이 상했나 보다. 아무도 만 나지 않는단다.

세상에서 1등으로 좋아하는 아빠도,

2등으로 좋아하는 이모도, 보고 싶은 형아 도...... .

아침 면회가 끝나면 다음 치료가 있는 오후까지 기다려야 한다.

" 태완나 엄마 화장실 같다 올게".한다.

그 시간이 너무나 멀었다.

 

2_3일이 지나 고 아이의 안정을 고려 해 중환자 실에 계속 머물게 해주었다.

 

아이의 몸에서 씨 이 꺼 먼 변이 밀려 나왔다. 놀란 마음에

"저게 뭐예요, 왜 저래요."소리 쳤다.

아이는 누워서 변을 본 게 창피함이 들었는지

엄마가 닦아준다니 거부의 몸짓을 했다. 당황

하며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미안, 근데 병원에선 다 이렇게 한데,

딴 사람도 다 누워서 그렇게 해, 엄마가 몰라서 그랬다. 미안하다".

아이에게 달래듯 말을 하니 ,

그 제서야 몸을 돌려 제 몸을 닦게 해 준다.

 

나에게 처해진 이 현실을 벗어버리고 싶다.

 

꿈이길 ...,꿈이길...,

이 아인 누군가, 지금이라도 집에 가면 이쁘은 우리 태완이 웃으며

’엄마, 어디 갔다 오 노’,하고

달려와 안길 것만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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