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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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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아 [agatha2279] 쪽지 캡슐

2003-05-21 ㅣ No.3709

 

 

        # 5월이면 이런 시가 생각납니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께 드리는 진주알 같은 희생의 시  #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서 맨발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생각없다,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 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그러나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 출처를 잘 적어두지 못했습니다.

 

                    독자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 영정 사진으로 먼저 다가 왔던 나의 어머니!

 

          짧은 만남 그리고 긴 이별

 

          어쩌면 내 무의식 속에 삶보다는

 

          죽음, 이별 그리고 허무가 먼저 자리잡았는지 모릅니다.

 

          늘 그리움의 대상으로 다가왔던 어머니

 

          그렇지만 구체적인 추억이 거의 없네요.

 

          이 땅에서 여자로,어머니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그런 아픔을 나눌 딸도 없고....

 

 

          눈을 감으면

 

          "딸아 딸아 막내 딸아"로 시작되던 아버지의 사랑이 늘 가슴속에 메아리칩니다.

         

          "딸아 딸아 막내 딸아 곱게 먹고 곱게 커라.

 

           오동나무 남농에다 도리 장석 걸어주마."

 

 

           보랏빛 꽃에서 나던 유난히 짙은 향기하며, 여름날 소낙비를 가려주던 넓은 잎사귀

 

           그리고 늦가을에 볶아먹던 고소한 오동 열매.

 

           오동나무와 함께 자랐던 어린 시절을 회상해 봅니다.

 

           상상은 늘 현실보다 풍성한 것이라서요

 

 

           올 봄도 길가 오동나무엔 연보랏빛 향고운 꽃이 피어

 

           이 땅의 딸들이 "곱게 먹고 곱게 커가기"를 격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의 아버지처럼...........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참 좋았을걸 그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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