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Lost Name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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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 강 건너편 못가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속에서 학창시절 한 1년간 학교를 같이 다녔던
한 동무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철영(?)
돌이켜 생각해보면 탤런트 차인표의 모습을 닮었던 그는 뚝섬을 왕래하던 전동차가 있었던 보광동
철길 근처에 살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당시 유행하던 평창교모를 쓰고 다녔으나, 반 아이들과도 잘 어울렸던 것으로 보아
불량한 학생은 아니었나 보다. 다만 그의 짙은 눈썹에서 느껴지는 선입견 때문인지 그에게선 무엇이라
선듯 말할 수 없었던 우수가 느껴지곤 했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말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시니컬하게 잘 웃었다.
그래도 우리는 그의 이름이 갖는 뉘앙스 때문에 그를 ‘덜렁이‘라고 불렀다.
그의 집을 가보진 않았지만, 학창시절 그가 보여주었던 철길 옆 그의 집을 배경으로 찍은
흑백 사진 한 장이 내 뇌리에 각인된 기억으로 남아있다.
작은 텃밭이 있는 작고 아담한 집 옆으로 곧게 철길이 뻗어 있었던 사각의 사진 속에 화사한
웃음을 머금고 서 있었던 그의 모습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까기 내 기억 속에 있다.
지금은 사라져 찾을 수 없게 된 철길을 따라 드문드문 위치하였던 낯익은 집들과 그 속에
어울 졌던 우리들의 잊혀진 삶의 이야기들....
이제는 모든 것들이 틀에 짜여 대형화되고, 색깔이 입혀진 근대화의 모습으로 진화된 현재
모습에 더 친숙해져 있지만, 지난 시간을 기억하는 정겨운 사진속의 흑백의 풍경만인이
지난 시간에 있었던 일들이 사실이었다고 이야기 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아마 그도 아주 가끔씩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회상의 시간을 갖고 있으리라 .............
돌아갈 순 없어도 아직은 기억할 수 있는 지난 시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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