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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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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규 [marco1998] 쪽지 캡슐

2008-04-03 ㅣ No.6432


 

      ♣ 내 어머니 아내가 첫 아이를 출산한 뒤, 제게는 한 가지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한 번 잠이 들면 옆집에 불이 나도 모르는 저의 고약한 잠버릇 때문입니다. 만약 깊은 밤에 갑자기 딸이 우는데도, 세상모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저를 생각하니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하느님이 저의 잠귀를 좀 밝게 해주셔서 제 아이의 울음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게 기도를 하는데 문득 스쳐 지나가는 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청각 장애인입니다. 잠귀만 어두워도 이렇게 답답한데, 귀가 들리지 않는 어머니는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그런데 우리 삼형제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신 어머니. 어머니는 어린 제가 잠들어 있을 때 그 옆에 누워 당신의 모든 감각을 여시고 숨 쉴 때 나오는 콧바람에 귀 기울이시고 작은 뒤척임에도 집중하셨을 것입니다. 이렇게 몇 년 동안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온몸에서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나를 지켜 주시던 내 어머니처럼 나를 향한 끝없는 관심과 사랑을 잠시도 멈추신 적이 없는 분이 있다면 믿겠습니까?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시고, 당신의 작은 신음 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시는 분. 그분은 졸지도 않으시고, 나의 발이 미끄러져 넘어지게 하지도 않으시며, 나의 오른편에 서서 나의 그늘이 되어 주십니다. 그분은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 행복 수리공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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