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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 소식: 뉴욕 유대교회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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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록 [peterkauh] 쪽지 캡슐

2008-04-19 ㅣ No.6453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 14.6
(I am the way, the truth and the life. No one comes to the Father except through me.)
 
 
  주님의 평화!
 
 "성하 진심으로부터 평안하심을 기원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Your holiness, a heartfelt shalom. Warm, warm welcome) ! "
 
 가톨릭 교황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4월 19일 미국의 유대교 예배당에 발을 들여놓은 베네딕도 16세 교황님께 초청자인 유대교회의 랍비 아서 슈나이어가 건넨 인사입니다. 사실 이 인사는 숙명적인 적대관계의 역사적 배경을 가진 두 종교지도자 간에 이루어진 의미심장한 화해를 함축합니다. (랍비: 유대교 목사)
 
 유대교 안식일(유대교는 토요일, 이슬람은 금요일, 우리 그리스도교는 일요일) 의식이 시작되기 직전에 이루어진 일이었고 역사적인 화해의 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두 분은 역사적으로 뿌리깊은 상처의 적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 출신인 교황께서는 1941년 14세 때(당시 이름은 죠셉 라찡거) 히틀러의 나찌 청년당에 가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슈나이어 랍비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유대인 대학살 과정의 생존자입니다.  그는 나찌 통치하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살았고 1947년에 모친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합니다.
 
 교황께서는 그 유대교 예배자들에게 "서로 다른 인종과 종교간의 친선의 가교는 계속해서 구축해가야 합니다(continue building beidges of friendship with different ehtnic and religious groups in their neighborhoods)."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네딕도 교황께서는 일찌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생존시) 신학부문 자문자로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으로 하여금 유대인 대학살 과정에서 가톨릭 교회가 한 역할에 대해 공식 사과하도록 한 공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슈나이어 랍비는  미국에서 종교의 자유를 위해 헌신한 유대교 선임 목사로 대통령으로부터 시민 훈장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교황님께서는 비록 유대교인들을 화나게 하더라도 자신의 신학적 견해에 있어서는 명확한 입장을 고수하셨습니다. 즉, 유대교인들의 개종(conversion)을 요구하는 논란의 라틴어 기도문 내용을 상기시킨 것입니다.  "그럼 이 기도문이 없어지기를 바랄까요?" -- "물론이죠."  그러나 과거의 일로 상황이 마비되기를 바라지 않았던 랍비는 그것을 치유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느낀듯, "교황 성하께서 이곳을 방문하신 것은 저더러 '당신은 옳은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을 계속 가시오.'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같습니다." 라고 마무리 했습니다. "  78세의 슈나이어 랍비는 이틀전 81회 생일을 맞으신 교황님께 "mazel tov"(유대교 식 인사로서 "행운을 빕니다"의 뜻)을 전하며 "태양이 찬란히 빛나고 하늘이 이날을 기뻐하고 있습니다."라고 축하했습니다. 이에 교황님은 예배자들에게 "어린 소년 예수님께 바로 이와 같은 곳에서 성경말씀이 들렸을 것이라는 상상해보면 감동적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대교 회중은 교황님께 유월절 빵(우리 그리스도교의 파스카의 양) 접시를 기도서와 함께 선물했는데 이 접시는 유대교회에서는 유다인들의 출애급을 기념하는 축제의 만찬 상 중앙에 놓여집니다.  이에 교황님은 슈나이어 랍비에게 유다어로 된 성경원고를 선물했습니다.  또한 교황님이 내빈들과 악수할 때 유대교인들은 평화를 기원하는 "Oseh Shalom"을 합창했습니다.
 
 교황님의 이 뉴욕 파크 이스트 유대교회 방문은 종교간의 역사적인 화해의 상징으로 워싱턴에서의 타종교지도자들과 만남에서 마련되었고 이날 교황님은  템플 스테이지에서 Torah scroll(희브리 두루마리 경전 다섯권 중 첫 권)이 보이도록 성궤가 열리는 모습을 지켜보셨습니다. 
 토요일엔 맨하탄 5번가의 성 패트릭 성당에서 기념 미사를 집전하십니다. 이 성당은 제가 90년 방문했을 때150 여 년 간 건축중에 있었으며, 아직 미완성입니다. 
 
 이보다 앞서 금요일 교황님은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이하는 UN본부를 방문, 총회에서 연설하셨습니다. 그는 프랑스어로 유엔 헌장을 인용하며 회원국들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줄 수 없는 국가들의 사태에 개입할 것을 촉구하고, "모든 국가의 기본적인 의무는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인간 존엄성의 위기와 더불어 심각하고도 지속적인 인권침해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만약 그럴 능력이 없는 나라에는 국제사회가 개입해서 인권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다시 그는 영어로, "인권의 신장은 국가간, 사회집단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말하며 1948년 10월 10일에 유엔이 채택한 인권선언(the Universa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또 "역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상황들이 출현하며 그것을 새로운 권리와 연관된시키는 시도들이 이루어진다."면서 "악과 선을 구별하는 높은 식견(discernment)이야말로 모든 사회집단, 민족들의 생활관련 맥락에서 더욱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 앞 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많은 측면에서 유엔의 많은 임무들이 우리를 교황님과 결속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네딕도 16세 교황께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6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에 이어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세번째 교황님이 되셨습니다. 
(이상 CNN으로부터 발췌, 번역하여 옮김)
 
 좋은 주말 되시기를!
 
 "평화가 너희와 함께" 요한 20.20
  (Peace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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