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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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 [jin0314] 쪽지 캡슐

2000-09-13 ㅣ No.3014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잘 구워진 빵

적당한 불길을 받아

앞뒤로 골고루 익혀진 빵

그것이 어린 밀이었을 때부터

태양의 열기에 머리가 단단해지고

덜 여문 감정은

바람이 불어와 뒤채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제분기가 그것의

아집을 낱낱이 깨뜨려 놓았다

나는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 살았다

저 자신만 생각하느라고

제대로 익을 겨를이 없었다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속까지

잘 구워진 빵

 


 

연휴의 끝날...

 

무언가 해야 겠다 생각하면 감당할 수 없을만큼 일을 벌여놓은 성격탓인지... 몇달간 무지 많이 바쁘게 지냈고,,,

이번 연휴만큼은 푹 쉬어야 겠다 생각하고 어제 저녁부터 오늘 낮까지 푹 자다 일어났습니다...

 

가끔 자다 깨면 느끼는 것은 여전히 꿈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죠.

형언할 수 없는 아련함,,, 감당할 수 없는 감정들 때문에 무언가를 찾게 되죠...

 

오늘 이런 맘 따라 찾아온 곳이 이곳이군요...

한때는 하루에도 몇번씩 들어왔고, 누군가의 새로운 글을 읽는 재미로 많이 행복했었는데...

 

낯익은 이름들도 낯설은 이름들도 모두 ’우리’이기에 맘이 좋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금껏의 삶을 뒤돌아보니 늘 그랬던 것 같아요.

늘 욕심부려 무언가를 가지려 했고, 지지 않기 위해 애썼고, 상처받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과 손해보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늘 함께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럴수록 더 많이 지쳤고, 더 많이 뒤쳐졌고, 더 많이 상처받았고, 더 많이 손해봤는데도...

 

잘 지키지 못하는데 맘은 늘 그렇습니다.

바르게 살고 싶습니다.

주어진 것들에 만족하며, 감사해하며,,,

 

힘들때만 주님 찾는 부끄러운 사람이 아닌, 늘상 주님 함께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되고싶어 그냥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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