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당신..여전히 그 자리에 계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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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오랜 방황에도,
까탈스런 행동에도,
이유없는 변덕에도....
당신은 늘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절 바라보고 계셨군요!
아무런 이유 없이,
한 마디의 설명조차도 없이 당신을 떠나
방황의 늪을 헤맬때에도
당신은 아무 말씀하지 않으셨지요.
어쩌면 저는 당신의 그 말없음이 싫어서
공연히 더 반항을 한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 말없음은 저에 대한 커다란 신뢰였으며,
저에 대한 당신의 변함없는 사랑이었습니다.
아~, 당신...,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음이
제겐 얼마나 커다란 위안이며, 평안인지요!
<말씀의 방 중에서...>
주님 수난 성지주일을 보내며, (마르14,1-15,47)에 복음말씀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마르 15,5)
수난사화는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 이심을 선포하고, 십자가의 죽
음을 통하여 구원을 베푸심을 나타내는 하느님의 구원사화라 합니다.
이 구원사화에서 사람의 역할은 고함과 냉소 그리고 처형이였으며,
사람의 아들은 침묵과 고통과 죽음이 그의 몫이였습니다.
<"보득솔" 성서해설 중에서>
침묵.... 그 침묵을 생각하며...
그 속에 담긴 구원의지와 깊은 사랑을 생각해 봅니다.
조금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때, 남에게 떠 넘기고,
그 일을 나의 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생각하며,,
사랑이신 주님.. 그 침묵이 당신의 변함없는 사랑임을
오늘 저에게도 알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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