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자 게시판

어느 할머니의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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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봉사회 [welcome.ds] 쪽지 캡슐

2005-10-07 ㅣ No.146

 어느 예비신자 반에서의 나눔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예비자 보다 연세도 훨씬 많으시고 늘 조용히 앉아 계시는 그분....

 

 작고 아담한 체격에 파머기 없이  짧게 자른 머리카락을 곱게 빗고 수줍은 미소를 가득 지닌채  교리 시작 30분 전에 성당에 들어 와 계시는 분.

 

 나눔 시간이 되면 언제나,

 

 '제가 뭘 알아야지요, 나이가등께 멍청이가 되가지고 아무것도 모르요. 그저 세상에 쓸모 없는 인간이 되어뿌렀소! 이제 영감한티 가야지요' 하시며 어찌보면 질문과는 다른 소리를 하시는 그분...그러나 한마디 한마디를 음미할 수 있는 ...묵상할 수 있는 소리를 하십니다.

 

 아마도 남편 살아 계실 때 사랑을 듬뿍 받고 또 주고 살으셨던 분 같습니다. '나눔' 시간마다 남편을 떠 올리시며 가슴으로 그리워 하시는 그분을 보면서 '부부의 사랑'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이번 수요일 교리 시간(나눔)이었습니다.

 

진행자가 질문을 했습니다.

 

-  당신은 살아 오면서 용서받거나 용서해 본 경험이 있습니까? -

 

여러 사람들이 서로 나눔을 했습니다.

 

할머니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수줍게 얘기를 시작 하십니다.

 

' 이번 추석에 영감한테 갔는디...오는중도 모르고 가는 중도 모릅디다.'

 

순간 방안에 있는 십여명의 교리반 학생(?)들은 어리둥절 했습니다. 아니 ~ 용서...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중인데...???

 

할머니의 얘기가 계속 되었습니다.

 

' 사람이 죽응께 암것도 모르드만요. 나 왔소! 해도 모르고... 나 갈라요!,잘 지실쇼! 해도 모르고... 그런 사람도 용서하고 사요. '

 

 순간 교리실 전체가 조용해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용서'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예비신자이신 할머니는 성당에 나오는 일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얘기 하십니다.

 

젊어서 올걸 후회가 된다고 얘기 하십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성당에만 오면 마음이 푸근하고 좋다고 얘기 하십니다.

 

며느리 셋이 다 착하고 예쁘다고 칭찬하십니다.

 

그 할머니가 오는 11월 20일 세례를 받으십니다.

 

일찍 본명도 지어 놨습니다.' 안나'

 

안나 할머니가 오래도록 건강하시고 하느님 안에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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