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약속해요
묵주기도를 바치며 억울하고 기구했던 엄마의 일생, 하소연할 곳조차 없었을 당신의 기막힌 삶의 구석을 만집니다. 갈피마다 숨어있는 아픔을 캐어 봅니다.
하느님의 아기를 위해 살았으니 참 기뻤을 거야 하느님의 아들을 키웠으니 정말 좋았을 거야 “성모님이니까” 아픔도 기쁨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슬픔도 고통마저도 당연하고 마땅한 줄 여깁니다.
이렇게 우리는 특별한 마리아를 부러워합니다. 사랑으로 삭아 텅 빈 당신 하느님으로만 가득했던 비결인 걸 잊고 어머니의 영광만을 탐합니다. 성심이시니 강철같이 단단하고 튼튼해야 옳다고 우기는 이 억지 이 모자란 헤아림을 나무라주십시오. 못된 심사를 부수어주십시오. 이제 “나보다 더 큰 일을 할 것이라”는 그분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의 감춰진 희생 숨겨진 헌신 온통 말씀에만 의지하신 그 처절한 사랑의 기도를 들려주십시오. 하여 굳은 마음 허물어진 자리 여린 울음 한 자락 솟게 해 주십시오. 정갈한 언어 청량한 생각으로 앞태도 뒤태도 어머니처럼 어여쁘게 꾸며주십시오. 어머니만큼 예수님을 사랑하도록 가르쳐주십시오.
엄마가 되어야 아는 엄마 속 아들 예수가 놓친 그 살핌까지 헤아려 드리는 우리가 될 것을 엄마, 약속드립니다.
우리 이름이 모두 그분의 성심에 새겨지도록 빌어주시어 당신을 꼭 닮은 하느님의 자녀로 살게 해 주십시오.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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