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주간 화요일 ’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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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3-10 ㅣ No.4596

성주간 화요일 ’21/03/30

 

사람은 태어나 어릴 때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부모님 품 안에서 행복하게 삽니다. 그러다가 집 밖으로 나와 이웃을 만나고 사회를 접하면서 자신이 세상의 최고가 아니며, 그저 그런 사람 중 하나임을 알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자신보다 우월한 이들이 있음을 알게 되고, 자신이 남보다 더 많은 부와 힘을 가진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원의와 관계없이 많은 차별과 손해와 속임도 당하고 삽니다. 그래서인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어른이 된다고 모든 것이 다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었고, 자신도 모르게 약육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것만 같은 사회에서 강한 사람에게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강한척하며 피해자요 가해자로 살아갑니다. 신앙을 가지지 않았다면, 살아가면서 이래도 저래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달래기가 어렵고, 어딘지 모르게 자신이 손해 본듯하고 자신의 행복을 빼앗긴 듯한 패배 의식과 피해의식마저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는 사이에 자신의 내부에서 느끼게 되는 허전한 마음을 불특정한 누군가에게 향한 분노와 복수심으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치 악에 빼앗긴 듯한 부자유하고 불편한 감정들을 키우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주 하느님께서는 인생의 피해자요 패배자인 듯한 감정으로 허망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일깨워 주십니다. “섬들아, 내 말을 들어라. 먼 곳에 사는 민족들아, 귀를 기울여라. 주님께서 나를 모태에서부터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지어 주셨다. 그분께서 내 입을 날카로운 칼처럼 만드시고 당신의 손 그늘에 나를 숨겨 주셨다. 나를 날카로운 화살처럼 만드시어 당신의 화살 통 속에 감추셨다.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이사 49,1-3) 이 말씀을 들으면 내가 결코 혼자가 아니며, 그냥 그렇게 세상에 버려진 듯 내던져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주 하느님께서 나를 지켜봐 주시고 지켜 주고 계신다는 것을 깨우쳐 주십니다.

 

이러한 주님의 도우심과 함께하심을 느끼면서, 이사야 예언자는 우리에게 신앙의 빛을 던져 주십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4) 세상 피조물에게서는 내 허전함과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일러주시는 듯합니다. 내 보상은 주 하느님께 있다는 것을, 내 갈망과 내 허전함과 나를 채워주실 수 있는 분은 주님뿐이사라는 사실을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내 생애의 순간순간을 어떻게 함께해오셨는지를 신비스럽게 알려 주십니다. “이제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야곱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고 이스라엘이 당신께 모여들게 하시려고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5)

 

그리고 드디어 오늘 삶에 지치고 힘겹던 우리에게 새 희망의 빛을 비춰주십니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6) 그리고 그 희망의 문을 나에게 열라고 부르십니다. 내가 주 하느님의 섭리와 안배를 느끼고 이해하며 나를 부르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면, 지금까지 나와 함께하시는 주님께서 이제 나를 통해 주님 구원의 나라를 계속 지으시어 완성해 나가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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