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수난감실 성체조배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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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3-29 ㅣ No.4611

- 수난감실 성체조배 예시

 

 

 

이제,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 복음에 나오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섬김의 표상으로 몸소 제시해주신 세족례를 살피며 묵상해 봅시다. 제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 하셔도 좋고, 여러분 각자 원하시는 방법대로 기도하셔도 좋습니다.

 

오늘은 관상기도로 바치겠습니다. 관상 기도는 영화 구경처럼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도 거기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고 나를 그 장면 안에 넣고 하십시오.

 

모두 눈을 감으십시오.

먼저,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를 믿음의 세계 안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구합시다.

우리 기도 중에 함께하시어, 우리가 주님을 뵈옵고 주님의 영광을 볼 수 있도록 청합시다.

오소서 성령님, 어서 오시어, 우리를 주님의 사랑 안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이제 천천히, 다락방에 모여 있는 예수님과 제자들의 모습을 연상해 보십시오.

제자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연상해 보십시오. 앉아 있는 제자들 중에 베드로를 찾아보십시오.

베드로 옆에 가서 앉으십시오.

그리고 베드로 옆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연상해 보십시오.

 

제자들이 모두 의자에 앉아 있는 한 가운데로 예수님께서 대야에 물을 받아 들고 들어오시는 모습을 보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신발을 벗으라고 하시고,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대야를 드시고, 첫번째 앉아있는 제자에게 다가가시는 모습을 연상해 보십시오.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 주시려고 하시자, 당황해 하는 제자의 모습을 보십시오.

예수님의 명으로, 어쩔 수 없이 발을 내미는 제자의 발을 정성껏 씻어 주시는 예수님을 연상해 보십시오.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베드로는 자기 생각대로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하고 호들갑을 떨며 말리는 모습을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라고 잘라 말하시는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베드로가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하며 발을 내밀고,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발을 정성스레 닦아주십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베드로 옆에 앉아 있는 내 앞에 오셔서, 나를 보시고는 말없이 내 발을 씻어주십니다. 내 발을 씻어 주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내게서 무슨 감정이 떠오르는지, 내가 무슨 말을 예수님께 하게 되는지, 또 예수님께서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잘 들어보십시오.

 

예수님께서 내 앞에 오셔서, 무릎을 꿇고, 내게 묻습니다.

내가 네 발을 씻어도 되겠느냐?”

 

이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십시오. 어쩌면 제일 먼저 내 죄가 생각나 예수님을 똑바로 뵙지도 못하고, 부끄럽고 피하고만 싶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말씀하십시오.

그때 제 죄를 기억하십니까?”

우리가 기록해 두지 않아도, 예수님 앞에 서면 우리의 죄가 다 떠오릅니다.

우리의 죄악이 예수님을 기쁘고 반갑게 만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습니다.

예수님, 그 때 제가 범한 죄를 아십니까? 기억하십니까? 지금 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예수님께서는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나는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네가 하는 일 중의 아주 작은 부분이고 부정적인 면일 뿐이다. 나는 그럴 때는 안 본다. 걱정하지 말아라. 그래도 난 너를 사랑한단다.”

 

이 순간에 주 예수님의 사랑에 깊이깊이 푹 잠겨 머물러 계십시오.

그리고 주 예수님께서 내게 해주시는 말씀을 계속 들어보십시오.

 

대화가 다 끝났으면, 양말을 걷고 주님께 말씀하십시오.

예수님, 제 발을 씻어 주십시오.”

 

그러면 주 예수님께서는 내 발치에서 나를 바라보시고, 내 발을 씻어 주십니다.

여기서 오래 머무르십시오.

 

 

 

 

 

오늘 기도 중에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를 주님의 사랑으로 이끌어 주신 성령께 감사드리십시오.

오늘 기도 중에 주 예수님과 나누었던 그 대화를 기억하십시오.

오늘 기도 중에 주 예수님께서 내 발을 씻어 주실 때의 그 기분 그 느낌을 기억하십시오.

주님과 함께할 때의 그 평안함을 기억하십시오.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를 가득 채워 주셔서 풍요로웠던 그 순간을 기억하십시오.

주님과 함께할 때의 그 환희와 기쁨에서 솟구치는 힘으로 현실을 살아나가시기 바랍니다.

가능하시면, 오늘 집으로 돌아가서, 맨 먼저 가족들의 발을 씻어주면서부터 주님 사랑을 실현해 봅시다.

성체조배를 더 하기를 원하시는 분은 내일 오전 9시부터 성전에서 하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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