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주간 목요일 ’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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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1-14 ㅣ No.4906

연중 제2주간 목요일 ’22/01/20

 

가끔 왜 하느님께서 내 기도는 안 들어주시는가?’ 하고 섭섭해할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예수님께서 활동하고 계신 갈릴래아는 물론 유다와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부터, 군중들이 많이 몰려오는 것을 보시고는, 안전사고를 피하기 위하여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여 오르십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마르 3,10)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11)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12) 라고 전합니다.

 

오늘도 여기저기서 기도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매일 이러저러한 이유로 기도를 청하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를 드립니다만, 하느님께서 어떤 분들의 염원을 들어주실지는 하느님께서만이 선택하고 허락하실 것입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 신자들의 기도 청원들, 부모와 자녀 및 일가 친척, 친지들의 예기치 않았던 사고와 질병으로 위급한 상황을 맞이하는 분들이 하루빨리 쾌유하기를 바라는 기도에서부터, 인류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전염병의 감염확산에서 우리를 구해주시기를 바라는 염원, 그리고 먹고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이 상황에서 각 가정의 최소한의 검소한 생활이 안전하고 평온하게 유지되고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개인과 가족 구성원의 매 삶의 결정적인 순간순간에 주님께서 함께해주시기를 바라는 청원을 다 헤아리고 계십니다.

 

아마도 주 하느님께서는 이 모든 절박한 상황의 청원과 염원들을 모른 체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주 하느님께서 다 들어주고 싶으시다 하더라도, 하느님 창조 이후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인간 사회의 구조와 체계를 존중하시고 그 체계 안에서 일차적으로 움직이시는 듯합니다. 마치 죄를 저지르고자 하는 인간의 자유를 강제로 막지 않고, 주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여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며 하루빨리 그 사랑과 구원의 뜻 안으로 되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신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인간 세계가 인간 어느 누구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지와 자유 선택으로만 결정되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또 다른 하나의 인간 조건처럼 조직과 체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구성원 전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기에, 주 하느님으로서는 우리 인간 모두가 다 함께 마음을 모아 주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뜻을 받아들이기를 기다리실 수밖에 없는 사회현실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의 구조와 체계 안에 살아가면서, 복음의 말씀을 통해 드러나는 주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뜻을 받아들이고 실현해 나감으로써 우리 스스로 복음화되고 복음화하면서, 주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뜻이 받아들여지고 이루어지는 영역을 선포하고 건설하고 확장하며, 주님의 사랑과 구원이 우리 가운데 온전히 행해질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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