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성서 주간 강론(최 정순 파비올라 자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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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동홍보팀 [chunggye] 쪽지 캡슐

2004-11-22 ㅣ No.4788

찬미예수님!
부족한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해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 드립니다. 또 저희 성서 봉사자들을 늘 애정어린 관심과 기도로 격려해 주시고 용기 주시는 본당 신부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저는 본당에서 성서 봉사를 하고 있는 최정순 파비올라 입
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 앞에 서 본 적이 없는 제가 믿음 좋으신 형제 자매님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웠지만
"주님! 죄송합니다. 저는 도무지 말재간이 없습니다."했던 모세의 이 마음 간직하고,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리라는 믿
음 가지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괜히 성서 봉사자 됐구나 하고 후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믿음의 아버지 아브
라함을 생각했습니다. 아브라함이 늘그막에 얻은 금쪽같은 외아들을 하느님께 재물로 바치는 심정만큼 지금 내 상황
이 그렇게 순명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
다. 자신은 없지만 아브라함의 순명에 할 말이 없어진 저
는 십자가를 바라보며 예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통하여 하느님의 섭리에 순명할 수 있는 마 음을 청하였습니다. 저에게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은 어떤 상황에서도 순명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처음 성서를 시작한 것은 예비자 교리를 받을 때였습니다.
교리 가르치던 수녀님께서 하느님 말씀을 모르면 신앙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하시면서 말씀의 중요성을 무척 강조하
셨습니다. 교리 배우는 동안 남편이 지방에서 근무를 해서 시간이 많았던 저는 성서를 읽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예비자 교리를 받는 1년 동안 신,구약을 2번 읽었습니다.
성서를 읽기만 했지 성서 공부를 하지도 않았고, 성서에 대한 지식도 없어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많고 어렵기도 했지만 열심히 읽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성령의 이끄심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
았습니다.
그리고 세례 받을 떄 아는 분에게 대모님이 되어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레지오와 성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대모를 서 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세례를 받고 대모님 말씀대로 레지오 입단과 함께 성서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행복하게도 저희 본당에 가톨릭 성서 공부와 본당 신부님의 금요신앙강좌가 있지만, 제가 처음 공부를 시작
하던 10년전에는 본당에 성서공부가 없어서 그룹원의 집을 옮겨다니며 힘들게 공부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기도 했지만 말씀의 의미를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고 생활 안에서 성서말씀이 녹아 가슴에 스며들 때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고, 가슴 벅찼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좋은 공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고 봉사자에게 들은 내용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성서 속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제게 무
엇을 말씀하시는지 조금씩 알아듣게 되었습니다.
믿음의 성조로 알려진 아브라함에게서 하느님께 순명하는 모습을 배웠고 백성들을 위해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하는 모세를 통해 가족과 이웃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알 게 되었습니다. 성서에 나오는 인물들은 제 스승이기도 하
고, 때로는 제 자신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 아
내인 사라를 누이 동생이라고 속인 아브라함이 나 자신이 이었고 하느님과 싸워 이겨 드디어는 하느님의 축복을 받 아내는 야곱 또한 하느님께 매달리는 저 자신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고 뒤를 돌아다보다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나 야곱의 우물가에서 물을 긷던 사마리아 여인 또한 저이고, 우리 삶의 자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성서의 수많은 인물들과 사건 하나 하나에 제 자신이 있고 제 삶이 있고 우리의 삶이 있음을 느낍니다.
때로는 친구로 또 때로는 스승으로, 위로자로, 우리의 피난
처로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만나고 그 분과 함께 울고 웃으
며 사는 여정에 참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하느님은 부족한 저를 당신 사랑으로 채워주시기 위해 말
씀의 봉사자로 불러 주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서 봉사를 하라고 했을 때 다른 봉사는 할 수 있어도 말
씀의 봉사는 못 하겠다고 온갖 핑계를 대면서 거절했고, 그 때도 오늘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던 것처럼 솔직히 도
망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주님께서는 삶
의 방향을 말씀의 메세지로 전해 주셨습니다.

"아! 야훼 나의 주님, 보십시오. 저는 아이라서 말을 잘 못 합니다."(예례 1, 6)

하느님게서 예례미아를 예언자로 부르시자 자신은 부족해 서 부르심에 응답할 수 없다고 예례미아가 거절하는 이 말 씀이 마치 저 자신을 대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라는 소리를 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
든지 너는 가야하고, 무슨 말을 시키든지 하여야 한다. 사
람을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늘 옆에 있어 위험할 때면 건
져 주리라.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예례1 ,7-8)

이렇게 주님의 말씀은 많은 위로와 힘을 실어주어 기쁘게 봉사를 할 수 있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성서 봉사를 하는 시간동안 그룹원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묵상을 통해서 기뻐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
다. 성서공부야 말로 부족하고 부끄러운 제가 영적으로 성 장해가는 터전이었습니다. 오늘의 이 사건이 하느님의 또 다른 역사하심을 준비시키셨고, 이 일을 통해서 더욱 하느 님께 순명하고 주님의 뜻을 따라 최고가 아니라 최선을 다 하는 삶을 살아가는 봉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삶!
중계동 신자 모두가 말씀의 맛을 알고 사는 사람, 항상 말 씀 속에 머무르는 기쁨을 느끼고 희망하면서
"말씀으로 살고
 말씀으로 기도하며
 말씀으로 전하는"
넘치는 은총을 베풀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먼저 하느님나라 의를 구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신 하느님 사랑합니다.

"야훼의 말씀은 언제나 옳은 말씀, 그 하시는 일 모두 다 진실하다."(시편 33, 4)

아멘
최정순 파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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