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성당 게시판

손가락은 괜찮죠?

인쇄

이상행 [zitta] 쪽지 캡슐

1999-01-10 ㅣ No.24

손가락

손가락

나는 여기서 먹는 이야기를 너무 자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식구들이 먹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먹는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는가 보다.

 

어제도 오랜 만에 집식구들이 다 모여 저녁식사를 하였다

밥을 한-그릇 가득 담은 것을 식사전 기도때 보았는데

식사중간에 아들녀석이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밥통으로 다가간다

슬쩍 보니 밥을 한주걱(말이 한주걱이지 한 그릇이다) 퍼 담고는 식탁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먹기 시작... 조금 있으니 딸아이가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아들녀석과 같이 한주걱 더... 조금 있으니 드디어 집사람까지 밥통으로..

참 대단한 가족이다. 나는 다이어트 중이라 삼가 하고 있었고...

식사가 다 끝나가는데 갑자기 집사람이 빽 소리를 지른다.

"건우야 젓가락 놓지 못해?" 아들녀석은 그 밥을 다 먹고도 식욕을 떨치지 못하고

반찬을 지분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알았어요 젓가락 놓을께요"

볼멘 소리로 젓가락을 놓더니 이번엔 손가락으로 반찬을 집어 먹으며

엄마 젓가락은 놓았으니 손가락은 괜찮죠? "..................."

 

주님 일용 할 양식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남산 밑에서

이 토마스



3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