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역시 나는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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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만 [1004mjm] 쪽지 캡슐

2000-10-09 ㅣ No.3958

휴우~ 정말 바쁜 월요일이었어요..

오전엔 무척이나 짜증이 났었죠..

짜증을 견디지 못하고 볼펜을 툭툭 집어던지고 한숨을 푹푹 내쉬었어요..

왜 이렇게 어렵게.. 각박하게 살아야 하는 생각도 들면서 깊은 좌절감에 빠질 정도였어요..

이러면 안된다는거 알면서도 생각되로 되지 않으니 성격은 어쩔수 엄나 봅니다...ㅡ.ㅡ

한참을 투덜거리다 둘러보니 다른 직원들의 바쁜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런..나만 혼자 바쁜척 한게 아닌가 싶어 동료직원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드네요..이제서야...ㅡ.ㅡ

 

그래두 퇴근 무렵에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있건만..

남들보고는 ’행복하세요’ 라고 말하면서 제 자신은 정말 행복한 걸 모르는가 봐요..

 

아래 시는 형부가 보내준 시랍니다..

처제 덕분에 컴맹 탈출에 성공했다고 무척 고마워 한답니다...

전 하나두 도와준게 없는데 말이예요..ㅋㅋ

 

형부가 지은 자작시인지 아님 퍼온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갠차나서 올리고 전 다시 일하러 가야겠어요..좋은 저녁 보내세요^^

 

 

술 한 잔의 내 인생

 

꼬깃 꼬깃 접은 때 묻은 돈으로

소주 한잔 마시는 오늘 저녁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몸은 춥지만

마냥 흐뭇하기 그지 없다.

 

길진 않았지만 아쉽지도 않던 내 삶.

한여름 소낙비 맞으며

초라하긴 했어도 비굴하지 않았고

외로운 길을 홀로 나서 쓸쓸하긴 했어도

후회하지 않았다.

 

나 세상에 눈을 떠서

진심으로 사랑을 주었던 여자

하나.

따뜻한 눈빛의 친구도 하나.

바라는 이상도 하나.

눈물 흘리며 지켜야 할 우리의 조국도 하나.

 

비록 하나뿐이었지만

이 이상 그 무엇을 더 바라랴!

 

술에 취해 돌아가면

북어국 끓여주시는 어머니가 계시고

늘 걱정으로 보살펴주시는 아버지가 계신다.

 

어쩌다보니 돈도, 명예도 없지만

언제나 햇살을 주시는 태양이 있고

하루 세끼 굶지 않으며

시기하지도, 허황된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 나.

 

어떤가?

이만하면 이놈의 삶, 행복하지 않은가?

 

남자로 났으니

끝까지 굽히지 말고 남자로 살아야지.

우리가 흔들려서도, 무너져서도 안된다.

 

소주 몇 잔에 얼굴이 붉어져

비틀거리며 나오니

거리엔 하얀 눈이 쌓이고 있었다.

 

힘차게 노래를 부르며 걷자.

휘파람을 불어 박자를 맞추자.

 

괴로움은 잊어버리는 것.

아픔은 묻어버리는 것.

 

어떤가?

하얀 눈 위를 걷고 있으니

 

예수가 나고

내가 성자가 되는데....

 

내일은 더 멋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 주인이 될지니,

이 기쁨의 찬가 소리를 들어보자.

역시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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