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22/12/31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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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12-09 ㅣ No.5251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 ’22/12/31 토요일

 

가끔 결혼한 신자 중에 남편이나 아내가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속박에서 풀려났다고 좋아들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참 신비한 이야기입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 본당들에서 학사님이 방학하고 한 며칠 같이 살다가 30일 피정 들어가 버리니까, 아침마다 식사할 때 안 보여서 자꾸 그쪽 방을 쳐다보게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서로를 선물로 주셨다는데, 우리는 같이 사는 사람의 귀중함을 잘 모르고 살 때가 있습니다. 나와 같이 살기까지 보화가 된 과정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모습은 그저 당연하고 그다음부터 더 발전하고 더 놀랄 만큼의 실력과 재능이 어디서 솟아나고, 내가 원하는 대로 확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득한가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요한 1,1.3-5.11) 라고 말합니다.

 

성탄을 지내며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의 복음에 나온 즈카르야, 엘리사벳, 요셉,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신비를 알려준 이가 누구였는지? 하느님의 천사입니다. 영이신 하느님은 육인 우리에게 들리도록 육적인 구조를 통해 말씀해 주셨고 그래서 우리는 듣고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분은 누구입니까? 특별히 하느님의 귀중한 일을 하도록 선택된 소수의 몇 분을 빼고는 아마도 우리와 함께 사는 이들일지도 모릅니다. 별 존경할만하지 않은 배우자, 속 썩이는 자식들, 돈이나 떨어져야 와서 알랑대는 일가친척들, 원수 같고 경쟁자만 같은 동료들?

 

사람 셋이 가면 하나가 선생이라는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사람들이 정말 천사들일 수 있습니다. 유다인들이 자신들에게 오신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했듯이, 하느님께서 오늘 선물로 우리에게 보내주신 천사들을 통해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여 영원한 행복을 누리도록 합시다. 천사들에게 천사가 어떻게 변화되기를 바라지는 않지 않습니까? 천사는 천사 그 자체로 감사하고 기쁠 뿐이지. 천사 아빠, 천사 아내, 천사 아들, 천사 딸, 천사 친구, 천사 동료......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와 함께하는 이들의 값진 가치를 잘 알아보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되새기며, 주 하느님을 믿는 신앙으로 함께하는 이들에게 새삼 감탄과 감사를 드리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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