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부활 7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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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웅 [mathias] 쪽지 캡슐

2004-05-27 ㅣ No.3025

무슨 일이 그렇게도 많았었기에 이제서야 게시판에 들어왔을까요?

조금 더 부지런히 살아야겠습니다. - 마티아 신부 -

 

 

부활 7주간 목요일

요한 17,20-26

하나됨

 

+ 찬미 예수님

 

명동성당 입구에서 을지로로 내려오는 골목길이 있습니다. 그 길목길에 막 들어서다보면 여러 가지 커다란 사진이 예쁜 액자에 끼워져 진열되어있습니다. 그 많은 사진들 중에 몇몇 사진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사진들은 한 장의 종이에 인쇄되어 진 것이 아니라 몇 백장의 여러 조각으로 이루어진 사진들이 있습니다.

 

말을 탄 나폴레옹의 사진이라든가. 독일식의 아름다운 고성이라든가. 혹은 영화 포스터로 이루어진 그 사진들은 멀리서는 틀림없는 한 장이 사진이지만 가까이 가면 아주 조그마한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는 사진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몇 백장의 조각으로 한 장의 사진을 완성시킨 것입니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도 바로 어마어마한 조각 맞추어져 있는 커다랗고 아름다운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간절히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나는 이 사람들만을 위하여 간구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 합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하나됨이란 바로 이렇듯이 우리 자신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한 데 어울어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때 우리의 모난 점, 즉 튀어나온 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무조건 잘라내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분명 그 모난 점 그 모습 자체도 나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모습이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그 모난 점으로 인하여 다른 이들이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조각 맞추기 게임이란 자신의 자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아무데나 들어가서 휘젓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있어야 할 바로 딱 한 장소가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혹 바로 그 위치를 찾았다하더라도 계속 자신의 자세를 수정해서 꼭 맞는 자신의 자리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조각 맞추기에서 모난 부분, 튀어나온 부분이라고 해서 잘라내 버린다면 그 사진은 영원히 미완성의 작품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바로 한 곳이 휑하니 비어있는. 상대방의 모난 부분을, 튀어나온 부분을 감싸 안아주는 것. 저는 바로 그것이 우리들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이 바로 우리의 사랑으로 상대방의 그 모난 부분을 감싸 안아 준다면 그 부분은 모난 부분이 아니라 이 세상에 꼭 필요한 부분이었음을 우리는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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