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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7장1절~19정 3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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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숙 [ehal0808] 쪽지 캡슐

2002-03-18 ㅣ No.149

계약과 할례

 

  아브람이 구십 구 세 되던 해에 야훼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시어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신이다. 너는 내 앞을 떠나지 말고 흠없이 살아라. 나는 너와 나 사이에 계약을 세워 네 후손을 많이 불어 나게 하리라."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하느님께서 그에게 다시 말씀 하셨다. "내가 너와 계약을 맺는다. 너는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리라.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삼으리니, 네 이름은 이제 아브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라 불리리라. 나는 너에게서 많은 자손이 태어나 큰 민족을 이루게 하고 왕손도 너에게서 나오게 하리라, 나는 너와 네 후손의 하느님이 되어 주기로, 너와 대대로 네 뒤를 이을 후손들과 나 사이에 나의 계약을 세워 이를 영원한 계약으로 삼으리라. 네가 몸 붙여 살고 있는 가나안 온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준다.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 주리라."

  하느님께서 또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계약을 지켜야 한다. 너뿐 아니라, 네 후손대대로 지켜야 한다. 너희 남자들은 모두 할례를 받아라. 이것이 너와 네 후손과 나 사이에 세운 내 계약으로서 너희가 지켜야 할 일이다. 너희는 포경을 떼어 할례를 베풀어야 한다. 이것이 나와 너희 사이에 세운 계약의 표다. 대대로 너희 모든 남자는 난 지 팔일만에 할례를 받아야 한다. 네 후손이 아닌, 네 집에서 난 씨종이나 외국인에게서 돈 주고 산 종이라도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내 계약이 영원한 계약으로서 너희 몸에 새겨질것이다. 포경을 베어 할례를 받지 않는 남자는 내 계약을 깨뜨린 사람이니 겨레에게서 다돌림을 받게 되리라."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분부하셨다. "네 아내 사럐를 사래라는 이름으로 부르지 말아라. 그의 이름은 사라이다. 내가 그에게 복을 내려 너에게 아들을 낳아 주게 하리라. 그에게 복을 내려 많은 민족의 어미가 되게 하고 그에게서 민족들을 다스릴 왕손이 일어나게 하리라." 아브라함은 땅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있으면서도 속으로는 우스워서 "나이 백 살에 아들을 보다니! 사라도 아흔 살이나 되었는데 어떻게 아기를 낳겠는가?" 하고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하느님께 이스마엘이나 당신의 귀여움을 받으며 살게 해 달라고 청하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니다, 네 아내 사라가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이사악이라고 하여라, 나는 그와 나의 계약을 세우리라, 그와 그의 후손의 하느님이 되어 주기로 영원한 계약을 세워 주리라. 이스마엘을 생각하고 하는 네 말도 들어 주리라. 그에게도 복을 내려 자손이 많이 태어나 수없이 불어나게 하겠다. 그에게서 열 두 영도자가 나서 큰 민족이 일어나게 하겠다. 나의 이 계약은 사라가 내년 이맘때 너에게 낳아 줄 이사악에게 세워 주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하실 말씀을 다 하시고 그를 떠나 올라 가셨다,

  아브라함은 그 날로 아들 이스마엘을 비롯하여 집에서 난 씨종과 돈주고 산 종에 이르기까지 집 안에 있는 모든 남자를 다 불러 들여 포경을 베어 할례를 베풀었다. 아브라함도 포경을 베어 할례를 받았는데. 그 때 나이가 구십 구세였고 아들 이스마엘이 포경을 베어 할례를 받은 것은 십 삼세 되던 해였다. 이렇게 아브라함과 그의 아들 이스마엘은 같은 날 할례를 받았다. 아브라함의 집에 있는 모든 남자들, 집에서 난 씨종이나 외국인에게서 돈 주고 산 종도 모두 아브라함과 함께 할례를 받았다.

 

야훼 마므레에 나타나시다

  야훼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아브라함은 한창 더운 대낮에 천막 문 어귀에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어 웬 사람 셋이 자기를 향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들을 보자마자 천막 문에서 뛰어 나가 맞으며 땅에 엎드려 청을 드렸다. "손님네들, 괜찮으시다면 소인 곁을 그냥 지나쳐 가지 마십시오. 물을 길어 올 터이니 발을 씻으시고 나무 밑에서 좀 쉬십시오, 모처럼 소인한테 오셨는데, 어찌 그냥 가시겠읍니까?" 그들이 대답하였다. "아! 그렇게 하여 주시겟소?"

  아브라함은 급히 천막으로 들어 가 사라에게 고운 밀가루 세 말을 내다가 반죽하여 떡을 만들라고 이르고 소떼가 있는 곳으로 달려 가 살이 연하고 맛있어 보이는 송아지 한 마리를 끌어다가 종에게 맡겨 빨리 잡아서 요리하게 하고는 그 송아지 요리에다가 엉긴 젖과 우유를 곁들여서 손님들 앞에 차려 놓고, 손님들이 나무 밑에서 먹는 동안 그곁에 서서 시중을 들었다. 그들이 아브람함에게 "부인 사라는 어디 계시오?" 하고 묻자, 아브라함은 사라가 천막에 있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내년 봄 새싹이 돋아날 무렵, 내가 틀림없이 너를 찾아 오리라. 그 때 네 아내 사라는 이미 아들을 낳았을 것이다." 사라는 아브라함이 등지고 서 있는 천막 문 어귀에서 이 말을 엿듣고 있었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이미 나이 많은 늙은이였고 사라는 달거리가 끊긴 지도 오래였다. 그래서 사라는 속으로 웃으며 "내가 이렇게 늙었고 내 남편도 다 늙었는데, 이제 무슨 낙을 다시 보랴!" 하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야훼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사라가 다 늙은 몸으로 어떻게 아기를 낳으랴고 하며 웃으니, 될 말이냐? 이  야훼가 무슨 일인들 못하겠느냐? 내년 봄 새싹이 돋아날 무렵에 내가 다시 찾아 오리라,그 때 사라는 이미 아들을 낳았을 것이다."

  그러자 사라는 겁이 나서 웃지 않았다고 잡아뗐으나, 야훼께서는  "아니다. 너는 분명히 웃었다"하시며 꾸짖으셨다.

 

아브라함이 소돔과 고모라 때문에 빌다

 

  사람들은 길을 떠나 소돔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이르렀다. 아브라함도 그들을 배웅하느라고 같이 왔다. 야훼께서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셨다. "내가 장차 하려는 일을 어찌 아브라함에게 숨기랴? 아브라마은 강대한 민족이 되고 세상 민족들은 아브라함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 복을 빌 것이 아닌가? 나는 그로 하여금 그의 자손과 그의 뒤를 이를 가문에게 옳고 바른 일을 지시하여 이 야훼의 가르침을 지키게 하려고 그를 뽑아 세우지 않았던가? 그러니, 나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것을 그대로 이루어 주어야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시고 야훼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들려 오는 저 아우성을 나는 차마 들을수 가 없다, 너무나 엄청난 죄를 짓고들 있다. 내려가서 그 하는 짓들이 모두 나에게 들려 오는 저 아우성과 정말 같은 것인지 알아 보아야 하겠다."

  그 사람들은 걸음을 옮겨 소돔쪽으로 갔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그냥 야훼앞에 서 있었다. 아브라함이 다가 서서 물었다. "당신께서는 죄없는 사람을 죄인과 함께 기어이 쓸어 버리시렵니까? 죄 없는 사람 오십 명을 보시고 용서해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죄없는 사람을 어찌 죄인과 똑같이 보시고 함께 죽이시려고 하십니까?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이라면 공정하셔야 할 줄 압니다." 야훼께서 대답하셨다. "소돔성에 죄 없는 사람이 오십 명만 있다면, 그 죄없는 사람을 보아서라도 다 용서해 줄 수 있다."

  그러자 아브라함이 다시 말했다. "티끌이나 재 만도 못한 주제에 감히 아룁니다. 죄없는 사람 오십명에서 다섯이 모자란다면 그 다섯 때문에 온 성을 멸하시겠습니까?" 야훼께서 대답하셨다. "저 곳에 죄없는 사람이 사십 오명만 있어도 멸하지 않겠다."

  아브라함이 "사십명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시겠읍니까?" 하고 여쭙자 야훼께서 대답하셨다. "사십명을 보아서라도 멸하지 않겠다," 아브라함이 또 여쭈었다. "주여,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삼십 명 밖에 안된다면어떻게하시겠습니까?"

그가 "삼십명만 되어도 멸하지 않겠다"하고 대답하시다 그가 또다시 여쭈었다. "죄송하오나, 다시 말씀드리겠읍니다. 만일 이십 명 밖에 안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읍니까?" 그가 "이십명만 되어도 그들을 보아서 멸하지 않겠다." 하고 대답하셨다.

  아브라함이 다시 "주여, 노여워 마십시오. 한 번만 더 말씀드리겠읍니다. 만일 열 사람밖에 안 되어도 되겠습니까?" 야훼께서 대답하셨다. "그 열사람을 보아서라도 멸하지 않겠다."

  야훼께서는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자리를 뜨셨다. 아브라함도 자기 고장으로 되돌아 갔다.

 

소돔이 망하다

 

하느님의 천사 둘이 소돔에 다다른 것은 저녁 때였다. 룻이 때마침 성문께에 앉아 있다가 그들을 보고 일어나 맞으며 땅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청하였다. "손님네들, 누추하지만 제 집에 들러 발을 씻으시고 하룻밤 편히 쉬신 다음 아침 일찌기 길을 떠나시는 것이 어떻겠읍니까?" 그을은 밖에서 밤을 새우겠다고 하면서 사양하였으나. 룻이 하도 간청하는 바람에 룻을 따라 그의 집에 들어 갔다. 룻은 그들에게 누룩 안에 든 빵을 구워 주며 대접하였다. 그들이 아직 잠자리에 들기 전이었다. 소돔 시민이 늙은이 젊은이 할 것 없이 온통 몰려와 룻의 집을 둘러 싸고 룻에게 소리치는 것이었다. "오늘 밤 네 집에 든 자들이 어디 있느냐? 그자들하고 재미를 좀 보게 끌어 내어라."

  룻이 밖으로 나가 등뒤로 문을 닫고 사정하였다. "여보시오, 제발 이런 못된 짓은 하지들 마시오. 아시다시피 나에게는 아직 남자를 모르는 딸이 둘 있소. 그 아이들을 당신들에게 내어줄 터이니 마음대로 하시오. 그러나, 내가 모신 분들에게만은 아무 짓도 말아 주시오." 그러나 그들은 "비켜라. 네가 떠돌이 주제에 재판관 행세를 할 참이냐? 그자들보다 너부터 혼내 주어야겠다"고 하면서 룻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문을 부수려 하였다. 일이 이쯤 되자 그 두사람이 손을 내밀어 룻을 집 안으로 끌어 들이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문 앞에 몰려든 사람들을 어른 아이 할것없이 모두 눈이 부셔 문을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룻에게 말하였다. "네 식구가 이 곳에 또 있느냐? 아들 딸 말고도 이 성에 다른 식구가 있거든 다 데리고 떠나라, 이 백성이 아우성치는 소리가 야훼께 사무쳐 올랐다. 그래서 우리는 야훼의 보내심을 받아 이곳을 멸하러 왔다."

  룻은 곧 딸들과 약혼한 사람들을 찾아가, "야훼께서 이 성을 멸하기로 작정하셨으니 어서 이 곳을 빠져 나가라"하고 일렀다. 그러나 사위 될 사람들은 실없는 소리를 한다면서 웃어 넘겼다. 동틀 무렵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롯을 재촉하였다. "이 성에 벌이 내릴 때 함께 죽지 않으려거든, 네 아내와 시집가지 않은 두 딸을 데리고 어서 떠나거라." 그래도 롯이 망설이므로 그들은 보다 못해 롯과 그의 아내와 두 딸의 손을 잡고 성 밖으로 끌어 내었다. 야훼께서 롯을 그토록 불쌍히 여기셨 던 것이다. 롯의 가족을 데리고 나온 그들은 "살려거든 어서 달아나거라. 뒤를 돌아다 보아서는 안 된다. 이 분지 안에는 아무데도 머물지 말아라. 있는 힘을 다 내어 산으로 피해야 한다" 하고 재촉하였다. 그러자 롯은 그들에게 간청하였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저같이 하잘것 없는 사람에게 이렇듯 큰 호의를 베풀어 목숨을 건져 주시니 고마운 말씀 이루 다 드릴 수가 없읍니다. 그러나, 재앙이 당장 눈 앞에 있는데 저 산으로 도망치다가는 죽고 말 것입니다, 보십시오. 저기 보이는 도시라면 가까아서 도망칠 수 있겠습니다. 아주 작은 도시입니다. 작은 도시지만 거기에라도 가서 목숨을 건지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그는 청을 들어 주겠다고 하며 롯에게 말하였다. "저 도시는 멸하지 않을 터이니 빨리 그곳으로 달아나거라. 네가 그 곳에 이르기까지 나는 손을 쓸 수가 없다." 그 도시를 소말이라고 한 데는 이런 연유가 있다.

 롯이 소알 땅을 밟자 해가 솟았다. 야훼께서 손수 하늘에서 유황불을 소돔과 고모라에 퍼부으시어 거기에 있는 도시들과 사람과 땅에 돋아난 푸성귀까지 모조리 태워 버리셨다. 그런데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다 보다가 그만 소금기둥이 되어 버렸다.

  아브라함이 아침 일찌기 일어나 전에 야훼와 함께 섰던 자리에 가서 소돔과 고모라와 그 분지 일대를 굽어보니 그 땅에서는 연기만 치솟고 있었다. 마치 아궁이에서 뿜어 나오는 연기처럼 피어 오르고 있었다. 그 분지에 있는 도시들을 멸망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 때,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기억하셨다. 그래서 롯이 살고 있던 그 도시를 뒤엎으시면서도 롯을 파멸에서 건져 주셨던 것이다.

 

모압과 암몬 족이 생겨나다

  

  롯이 소알에서 그 고장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두려워 두 딸을 데리고 소알에서 나와 산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그는 두 딸과 함께 굴 속에서 살았다. 하루는 언니가 아우에게 말하였다, "아버지는 늙어가고, 이 땅에는 우리가 세상의 풍속대로 시집갈 남자가 없구나. 그러니 아버지께 술이라도 취하도록 대접한 뒤에 우리가 아버지 자리에 들어 아버지의 씨라도 받도록 하자." 그날 밤, 그들은 아버지께 술을 대접하고는 언니가 아버지 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이 언제 들어 왔다가 언제 일어나 나갔는지 통 몰랐다. 그 이튿날 언니가 아우에게 말하였다. "간밤에는 내가 아버지 자리에 들었으니 오늘은 네 차례다. 아버지께 술을 대접하고 자리에 들어라. 같이 아버지 씨를 받자." 그들은 그날 밤에도 아버지에게 술을 대접하고는 이번에는 아우가 아버지 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이 언제 들어 왔다가 언제 일어나 나갔는지 통 몰랐다. 이리하여 롯의 두 딸은 아버지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큰 딸은 아들을 낳고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는데, 그의 후손이 오늘날의 모압인이다. 둘째 딸도 아기를 낳고는 이름을 벤암이라고 하였는데, 그의 후손이 오늘날의 암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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