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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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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s-girl] 쪽지 캡슐

2000-08-30 ㅣ No.2484

 행복한 왕자

 그런 참새 한 마리도 너희의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오스카 와일드 (1854~1900)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평론가입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재학중에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탐미주의를 주장함으로써 스스로 기수가 되었던 그는 서른네 살 때에 동화집 <행복한 왕자>를 출판하였으며 다음해는 유일한 장편소설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마흔한 살이 되던 해 미성년자와의 동성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2년 동안 감옥에서 중노동을 한 후 파리에서 비참한 생애를 마쳤습니다.

 이처럼 불행했던 그의 생애와는 달리 그의 작품에는 천재적 재능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 <행복한 왕자>는 그의 문학적 향기가 번득이는 걸작입니다.

 어느 도시의 광장에 행복한 왕자란 동상이 서 있습니다. 눈은 보석으로 빛나고 온몸은 황금으로 찬란한 동상이었습니다. 어느해 가을,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던 철새 중 하나가 그만 부상을 입고 잠시 이 동상에 머물며 쉬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동상 위에서 잠들어 있던 새는 차가운 물방울에 잠에서 깨게 됩니다. 새는 그 물방울이 왕자가 흘리는 눈물임을 알고 그이유를 묻습니다. 그러자 왕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이 도시에 살고 있는 불쌍한 병든 아이 때문에 울고 있단다."

 그리고는 왕자는 새에게 이런 부탁을 합니다.

"내 눈에 박힌 보석을 그 아이에게 날라다 주지 않겠니?"

 새는 왕자의 눈에 박힌 보석을 부리로 물어다가 그 가난한 아이에게 가져다 줍니다. 눈먼 왕자는 계속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을 뜯어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길 원했고 새는 왕자의 소원대로 황금을 뜯어내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그리고 새는 밤마다 눈먼 왕자에게 자신이 한 행동을 낱낱이 얘기해 주곤 했습니다. 그제서야 행복한 왕자는 진정으로 행복한 왕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답던 왕자의 동상은 어느세 도시의 흉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보석이 떨어져 나가고 황금으로 감싼 겉면이 사라지자 흉직한 모습으로 변한 왕자는 시장에 의해서 헐려지고 철새 역시 찾아온 추의때문에 얼어죽게 됩니다. 그러나 왕자의 영혼과 새의 영혼은 나란히 천국으로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참새 두마리가 단돈 한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참새 한마리도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너희는 참새보다 훨씬 귀하다.(마태 10.29~31)"

 주님의 말씀처럼 하느님은 한갓 참새 한마리도 함부로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시고 심지어 깜박거린다 하여서 등불조차 함부로 꺼버리지 않으십니다.(이사 42,3)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는 주님의 이러한 사랑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주님은 도시의 광장 한 복판에 서 있는 행복한 왕자 그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나눠주는 왕자의 마음이야말로 주님의 성심이며 주님의 사랑을 날라주다 죽은 철새의 희생이야 말로 ’귀에대고 속삭인 말을 지붕위에서 외친 ’ 순교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실로 행복한 것은 왕자가 아니라 철새였던것입니다. 왜냐하면 새의 육신은 죽었지만 영혼은 천국으로 인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처럼 철새 한 마리의 영혼도 구원하시는 주님이 계신데 우리들이 더 이상 무엇을 두려워 하겠습니까?

 

.................최인호.......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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