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aqua] 신입교사학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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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 [aquamarine] 쪽지 캡슐

2001-08-24 ㅣ No.1574

처음에는 안 가려고 그렇게 발버둥을 쳤건만...

다녀오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간단하게 시험을 보고...

그리고 "싱글벙글"이란 소창으로 사람들과 어색하지만 재미있는 첫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난 후에는 절두산 성지에서 십자가의 길을 했죠...

겨울에는 꽁꽁 얼은 땅을 맨발로 밟고 그리고 웃옷을 벗고 한다더군요...

하지만 여름에는 맨발에 파카를 입고 하느냐...?

아니져 물론.. ㅡㅡa

여름에는 맨발은 기본이고 자기 짝을 업고 하는 것입니다...

이게 상당히 힘듭니다...

업었을 때는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업혔을 때는 마음이 너무 힘들더군요.. 절 업은 사람한테 미안해서 말이죠...

그래도 힘들어도 눈 꼭 감고 예수님 부르면서 했습니다.. 하핫..

밤에는 참회예절과 고해성사가 있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했기 때문에 많이 피곤하기도 해고 꾸벅꾸벅 졸면서...

그렇게 했습니다...

둘째날은 하루 종일 강의와 나눔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림 성서, 교회, 기도... 등등의 강의를 들어꾸요...

졸립고 피곤하고...

그래도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던 강의가 있었습니다...

정말 감흥!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정말 이런 것인가 봐요...

너무 감동을 받아서... ㅜㅜ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좀 졸아서 놓친 것도 있을테지만... ㅡㅡa

밤에는 떼제 기도를 하며 십자가 경배를 했습니다...

반복되는 기도와 노래...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께 내 사신이 다시 매달려서 기도했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가슴이 아프더군요...

평소에 십자고상을 보면... 그냥 십자고상인가부다 하고 생각했는데...

그 날은 정말 좀만 더 있었으면 눈물이 날 뻔했죠...

셋째날.. 마지막날 아침에 이름 외우기를 했습니다...

참가한 선생님들이 모두 50명이었는데 그 분들의 이름을 다 외우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3일동안 그 많은 이름을 다 외우느냐 했지만...

이름 외우는 동안 서로를 더 유심히 보게 되고 이름을 물어보기 위해서 한번 더 말을 걸게 되고...

이름을 외우는 것이었지만... 그 이름 하나가 얼마나 큰 힘을 불러다 주는 것인지...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에 보면...(정확한 구절은 잘 생각이 안나지만...)

"내가 너의 이름을 불렀을 때

 너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된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이름을 부르고 다른 이가 나의 이름을 불렀을 때

우리는 서로의 꽃이 되는거죠...

강의를 하나 더 듣고 미사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른 성당에서는 미리와서 기다리면서 묵주기도도 하고 미사도 함께 드리고 했는데..

우리 선생님들은 시간을 잘못 안 관계로... ㅡㅡa

솔직히 쫌 서운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요...

초등부교사 연합회 지도 신부님께서 아무도 안 왔다고 미워하지도 말고 화 내지도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

정말 다시 가더라도 또 같았을 겁니다...

거기에서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이 같은 감동을 받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처음에는 무신론자라면서 신을 믿지 않는다고 했던 어느 선생님도 (하느님을 느껴보기 위해 교사를 했다고 하더군요...) 감동.. 감흥을 느끼면서 차츰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듯.. 그분께서 하시는 일은 놀라운 일이지요...

핫핫...

안사노 신부님 말씀 마따나 "약발"이 서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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