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사슴 - 노천명 |
---|
노천명(盧天命, 1912-1957)
황해도 장연(長淵)출생. 이화여전 영문과 졸업. 1935년을 전후하여 모윤숙 등과 함께 ’시원(詩苑)’ 동인으로 등단. 중외일보 학예부 기자, 잡지 ’여성’ 의 기자를 역임. ’극예술 연구회’의 신극 운동에도 참가했다. 한때 보성 전문 교수 김광진(金光鎭)과 알고 지냈으나 결혼에는 이르지 못한 채 독신 생활로 생을 마쳤다. 시집에 <산호림> <창변> <별을 쳐다보여> <사슴의 노래> 등 이 있고, 수필집 <산딸기>, 소설 <사월이> 등이 있다. 사슴과 고독과 오월의 시인으로 불리는 노천명의 시는 대체로 두 경향으로 나눌 수가 있는 데, 여기에 실린 ’푸른 오월’ ’사슴’ 등 청순한 감성의 시가 그 하나요, 또 하나는 ’남사당’ ’장날’ 등 그가 어렸을 때 겪은 삶의 모습을 시 속에 포착한 일종의 풍속시들이다. 그리고 경향의 시들 속에 그의 시적 재능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사 슴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