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펀글> 어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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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suhochunsa] 쪽지 캡슐

2000-12-15 ㅣ No.3913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하지만,

한밤중 주무시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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