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하루 하루 엄마가 달라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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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 엄마가 달라집니다.
내 표정이 어두우면 같이 어두워지시던 엄마가, 내 표정이 슬퍼지면 같이 울적해 하시던 엄마가, 늦은밤, 잠 못 자면 함께 뒤척이시던 엄마가, 내가 괴로워하는 듯하면 안절 부절 못하시던 엄마가 달라졌습니다. 내 자리에, 내 곁에 계시질 않는 겁니다. 점점 내 자리, 내 곁에 계시질 않는 겁니다.
쉰을 바라보는 자식이고, 팔순을 갓 넘긴 엄마기에, 엊그제만 해도 함께 세월을 먹고사는구나 했던 엄마였는데, 이제 하루하루 엄마가 달라집니다.
나를 챙기는 것도 잊으시고 오히려 챙겨 줘야 먹고 걷는 아이처럼, 엄마는 하루 하루 거꾸로 어려집니다. 두 살 배기 아가처럼 어려져 버렸습니다. 두 살이면 세 살이 되고 네 살이 되는 '두살'이 아니라 두 살 다음엔 한 살이 되어 버리는 아가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두 살 다음에 한 살이 되면, 한 살 다음에... 영원히 엄마를 잃고 나면, 엄마라고 부르던 '엄마'소리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그때부턴 왠지 '어머니'라고 부르게 될 것 같아 가슴이 저려집니다.
난, 쉰을 바라보지만, 엄마가 달라져도 그저 평생 '엄마'라고 부르는 게 좋은데, 영영 엄마를 잃고 나면 '엄마'소리도 잃을 것 같아 가슴이 저려 집니다.
엄마가 달라지면 어머니가 되는 건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려집니다.
* 위 시는 홍문택 신부님 시집에서 퍼온 시 입니다.*
오늘 어버이날, 팔순을 넘긴 시어머니, 친정어머니의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며 신부님의 이 시가 가슴 저리게 와 닿습니다. 그리고 머잖아 나도 이런 어머니의 모습으로 살아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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