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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님의 시, 번역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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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원 [seowon] 쪽지 캡슐

2009-02-28 ㅣ No.6774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

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


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깨어날 수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


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

아기의 옹알거림과

자연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입.


기쁨과 슬픔과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남의 아픔을 같이 아파해줄 수 있는

가슴을 가진

나는 행복합니다.

 


독일 어떤 노인의 시

(추기경님 번역시)


이 세상에서 최상의 일은 무엇일까?

기쁜 마음으로 나이를 먹고

일하고 싶지만 쉬고

말하고 싶지만 침묵하고

실망스러워질 때 희망을 지니며

공손히 마음 편히 내 십자가를 지자.


젊은이가 힘차게 하느님을 길을 가는 것을 보아도

시기하지 않고

남을 위하여 일하기 보다

겸손되이 다른 이의 도움을 받으며

쇠약하여 이제 남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어도

온유하고 친절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


늙음의 무거운 짐은 하느님의 선물

오랜 세월 때묻은 마음을 이로써 마지막으로 닦는다

참된 고향으로 가기 위해

자기를 이승에 잡아두는 끈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는 것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이리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그것을 겸손되이 받아들이자.

하느님은 마지막으로 제일 좋은 일을 남겨두신다.

그것은 기도이다.


손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합장만은 끝까지 할 수 있다.

사랑하는 모든 사람 위해 하느님이 은총을 베푸시도록 빌기 위해서


모든 것이 다 끝나는

임종의 머리맡에 하느님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오너라, 나의 벗아. 나 너를 결코 잊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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