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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3. 얼굴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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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린 [dlchang] 쪽지 캡슐

2009-03-25 ㅣ No.6801

 

 

 

성선설과  성악설 중에서 나는 순자의 성악설을 더 신뢰하는 편이다.


그동안 불행하게도 내 눈에 비쳐졌던 나를 포함한 나의 주위의 사람들에 삶의 모습에서


순수한 사람들 보다는 자기 자신과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모습을


더 많이 보아왔고, 지금의 나도 그 범주 안에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내가 대전 사범부속 국민학교를 다녔던 초등학교 일학년 시절 유년의 기억 속에


순수하고 착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내 뇌리에 깊게 각인 얼굴이 하나 있다.


그가 바로 이 정규이다.


그의 집은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의 어린시절  “철수야 놀자”에 나오는 그 많은 철수 중 하나가 바로 나였을 것이다.


그래 그때는 흰 러닝셔츠와 트렁크 팬티만 입고도 참 잘 돌아 다녔다.


그는 나와 키가 비슷하였을 것이다. 내 주위 어느 자리인가에 그의 책상이 있었다.


착한 그의 성품이 외지에서 온 나를 받아 주었기에 아마도 그와 잘 어울렸는지도 모른다.


그는 항상 나와 같이 놀면서도 항상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던 것이 신기하였었는데


그가 쓴 초등학교 교사이셨던 어머니에 대한 글을 읽고 50년 동안 가져왔던 의문이


풀리기도 하였다.


언젠가 그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의 집은 작은 골목 길가에 있는 작은 기와집


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어린 내가 보기에는 상당히 젊고 날씬하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규 어머니께서는 그날 학교에서 시험 결과를 정규에게 물었고 정규는 시험결과를 대답


하였는데, 나보다도 월등히 좋은 점수이었음에도 만족해하시지 않으셨다. 같다.

 

어린 내 생각으로는  이해 가지 않는 일이었으므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그가 가르쳤던 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자신의 자식을


비교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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