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향기로운 만남

인쇄

이재련 [monica36] 쪽지 캡슐

1999-10-20 ㅣ No.827

올가을은 가을이 없다고 말 할 정도로 계절이 좀 이상한 건 사실이다. 오늘은 출근버스에서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들판을 바라보며 계절을 아끼고 싶고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생겼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세월은 너무도 빠르게 지나고 있으니 조금씩 나이란 걸 먹는걸까.

가을만 되면 심한 몸살을 앓았던 청춘이 있었지요.

결혼을 하고 가을은 더 빨리 지나가고 아쉬워하면서 세월을 놓치고 하다보니 벌써 결혼 만 9년이 되었네요. 가을에 느껴지던 감정들이 조금씩 옅어지고 옛날에 느꼈던 가을의 기분을 되찾을 길은 없는가 생각해 보니 한쪽이 텅 비어있던 반쪽이 이제 하나로 채워졌기 때문일까. 그런 감정을 되돌리기란 이제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기대와 설레임이 있는 계절. 하느님과 더 가까이 만나고 싶어 성서도 읽고 피정도 가고 기도도 해보고 그래도 한쪽 왠지 허전한 것은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은.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은 그 만큼의 넉넉함과 미래에 대한 설레임으로 이 계절을 더욱 깊이있게 보내시고, 짝을 만나 살고 계신 분은 부부로서의 만남이나 그 이외의 만남이 하느님의 사람이기에 더욱 향기롭고 따뜻한 하루하루가 되었음 합니다.



5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