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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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자 [noans] 쪽지 캡슐

2001-03-22 ㅣ No.2079

     

    세상여정

     

    하얗디 하얗게 빨아 널어 놓은 수건과 속옷들이

     

    살랑거리는 봄바람 타고 연두빛 생명향기를 풍겨낸다.

     

    보글보글 삶아낸 뜨거움의 시련을 참아낸 결과이리라.

     

     

    겨우내 낀 때를 벗어낸 이불들이 자기색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복도벽에 걸려 따스한 봄볕과 함께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욕조에 담겨 헬스하는 기쁨으로 밟아대는 아픔을 달게 받은 결과이리라.

     

     

    머리속 가득 와글거리는 세상의 소리에 흔들리는 삶 안에서

     

    삶고 밟히는 고통을 통해 다시난 빨래들의 행복감을 부러워하며

     

    고통의 입구를 들어서면 부활의 출구가 기다리는 섭리를 따라

     

    생명이 살아 숨쉬는 연초록 빛 희망의 날을 스케치하면서

     

    그러나 나는 다시 세상여정에서 흔들리고 있다.

     

     

    광우병과 구제역 소동이 유럽의 일만은 아니며

     

    의료보험 파탄이 보건 복지부의 문제만이 아니며

     

    교육정책의 흔들림 역시 나만의 일만은 아닐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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