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가신 곳을 알려고 하지도
묻지도 않았습니다.
코스모스가 한창인 거리에 나서면
함께 거닐고 싶었던
무수한 길이 보입니다.
내가 가는 길에는 당신이 없고
당신이 가는 길에는 내가 없습니다.
늘 철길 반대편에 서서
가슴 시리도록 손 흔드는 사랑이여
한 번 만나면 두 번 이별했던
내 생의 방명록에는
당신의 이름은 없습니다.
언젠가 그랬지요.
아파도 난 갈 수 없다고
그러니 아프지 말라고...
당신의 자취는 간 곳 없고
사랑이란 말은 입에 담을 수도 없었던
가을. 잊으려 했던 숱한 날들이
다시 또 나열돼 있습니다.
삶을 온통 향기로 물들이고
손 흔드는 사랑이여...
유독 못 견디게 그리운
오늘밤입니다.
Note : 사랑한다고 하면서
비수를 품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생각해 주는 척 하면서
뒤로 말 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알면서도 모른 척 해야 하는 이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시인의 시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