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21/12/07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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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2-01 ㅣ No.4862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21/12/07 화요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제11회 사회교리주간 둘째 날

 

암브로시오 성인은 340년 무렵 로마인 가문에서 태어나 트레비리(지금의 독일 트리어)에서 자랐습니다. 일찍부터 법학을 공부한 그는 변호사로 활동하였고, 로마에서 공직 생활도 하였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주교가 된 암브로시오는 아리우스 이단에 맞서 정통 그리스도교를 옹호하였습니다. 그는 특히 전례와 성직의 개혁을 꾸준히 실행하는 한편, 황제의 간섭을 물리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암브로시오 주교의 훌륭한 성품과 탁월한 강론은 마니교의 이단에 깊이 빠져 있던 아우구스티노 성인을 교회로 이끌기도 하였습니다. 397년에 세상을 떠난 그는, 예로니모 성인과 아우구스티노 성인, 그레고리오 성인과 함께 서방 교회의 4교회 학자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이웃과 잘 지내고 있나요? 예전에 이웃사촌이 먼 친척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웃과 그저 간단한 인사 정도만 나누거나 서로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웃과 분란이 없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결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편하지만 정작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군가 옆에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를 겪으면서 사회와 이웃과의 단절이 심해졌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있지만, 한번 끊어진 소식이 다시 들리기는 소원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고인이 되었다는 소식이 종종 들리곤 합니다.

 

한국 사회는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다른 이들에게 표현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저 혼자서 그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하거나 무안해서 연락 못 하는 사람이 적잖이 있습니다. 잘나갈 때는 괜찮았지만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남한테 보여주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반항하는 사람들 혹은 방황하는 이들은 그나마 눈에 띄기 때문에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눈을 피해 숨어버린 사람들은 쉽게 도울 수 없습니다. 그들은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보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조용히 사라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처럼 누군가는 그들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노년,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청년층에서도 나타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사람이 한참 보이지 않아서 집에 찾아가서 발견하면 다행입니다. 옆집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와 발견되거나 밀린 집세를 받으려고 집주인이 찾아와서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 모든 사람들을 찾아 나설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알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생기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따뜻한 눈인사나 간단한 인사를 하거나 따뜻한 밥 한끼를 나눠서 그들 옆에 사람이 함께한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그들이 투명 인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우쳐주어야 합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는 것,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하는 것이 잘못이 아님을 알려줘야 합니다. 이런 우리의 관심과 작은 몸짓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각자 단 한 사람이라도 그들에게 사랑을 실천한다면 주님께서는 우리를 보고 너무나 기뻐하실 것입니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을 피해 사라진 사람들을 다시 주님 곁으로 초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고통과 우리의 기쁨을 서로 나누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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