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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진축하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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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숙 [reality76] 쪽지 캡슐

2000-10-27 ㅣ No.3001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5년 즈음이 되겠군요.

전 엄마 뱃속에서부터 성당엘 나가게 되었나봐요.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정말로 신기하지요. 엄마는 그 짧은 시간에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힘들어 하는것

같았지만 동그랗고 조금한 하얀것을 먹고 나면 힘이 솟는지 그 흐뭇함의 기운을

제게 나눠주곤 하셨답니다. 성급한 마음에 이 곳에서 나가자 마자 그것을 먹고야

말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혹시  아시나요? 아이는 엄마의 힘만으로 나오는게 아니란것을 ......

세상밖으로 나오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커서 쪼만한 제가 힘 좀 썼습니다.

덕분에 엄마 고생 안시켰다고 효녀 소리를 들었구요.

 

 

 

세상에 나와서 젤 먼저 찾은것은 엄마가 나눠준 선한 기운의 그것이었답니다.

그러나 엄마도 아빠도 그것을 제 입에 넣어주지 않아서 몹시 속상했어요.

그래서 매일 빽빽 울었죠..

땅속에 씨앗이 꿈툴되고, 싹이 돋고, 가지가 자라고, 열매가 맺게 되면서

그 기운에 대한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죠.

 

 

 

주일학교 선생님이 자꾸 먼가를 외우라고 합니다. 공부가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매일 친구들과 공책따먹기하고 연필따먹기하는것이 더 재밌었는데

성당의 선생님은 안경 넘어 뱁새눈을 하면서 내가 잘 외는지 감시하고만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하는지 모르지만 시키는 대로 잘 해냈습니다.

그랬더니 드디어 하얗고 동그란 것을 먹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더군요.

혀에 얹어진 느낌과 식도로 조금씩 내려가는 그러다 깊숙한 마음이란 곳에

다다랐을때 언젠가 느껴봤던 야릇한 기운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아! 그렇게 찾고 기다렸던 그 기운이 드디어 ...

 

 

 

그 날 저녁 공터에 친구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용돈 꼬박꼬박 모아서 사둔

새딱지들을 친구들에게 선심쓰듯 나눠줬습니다. ’파파’ 놀이 해서 모은 꼬질

꼬질한것들 까지 친구들은 탐내는것 같아 보여 그것도 다 줬습니다.

예쁜 딱지들도 많았었는데......

 

 

성채라는 것이 마음이 홀딱 넘어가 있는 동안에 열매가 열리고 또 마른 가지가 되고

또 초엽이 돋고 또 가지는 내 키보다도 훌쩍 커져있었습니다.

이제는 모르는게 없는 어른 아이가 되었습니다. 항상 ’왜?’라는 물음을 이름표처럼

달고 살아가게 되었고 내가 확인 하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불신분자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믿는 이의 자녀가 되어 의지와는 무관하게 하느님의 테두리에서 살아가게

되었고 그럭저럭 잘 적응하면서 살아가다가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일까요?

 

 

 

지금은

한참 머리가 커서 스스로 하느님을 찾는 이들이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하나 하나씩 자신의 완강한 부분을 곱게 다듬으면서 신앙의 키를 키워가는 이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교회에서 견진교리와 예비자 교리가 한창인듯 한데

그들을 보면서 저의 신앙 자세를 곳추 세우렵니다.

 

 

 

 

 

울 성당에서 견진을 받는 140여명의 견진받는 형제,자매와

그의 대부,대모님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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