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추기경님과 조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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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복 [hbcha] 쪽지 캡슐

2000-04-28 ㅣ No.837

[] 출처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우리의 영원한 젊은 언니 조남진 모니카씨의

젊은 시절 추기경님과의 대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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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천주교회 200년 --------- 추기경님과의 대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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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의 과제와 전망

(타이핑자 설명; {이땅에 빛을}-한국천주교회 200년, 59-63쪽, 한국천주교회200주년기념 주교위원회 편, 1983.

당시 61살, 아직 팽팽한 얼굴의 김 추기경이 자신의 추기경생활 30년의 한 가운데서 교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기록적 대담입니다. 사진을 같이 못 올려 유감입니다.)

 

우리나라 천주교회의 신도수는 전체 인구의 4%밖에 안된다.

그러나 이 소수 공동체에 민족 전체가 거는 기대는 대단하다. 그들의 기대는 무엇보다도 교회 본연의 의무인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오늘 우리 교회는 과연 어떻게 이 요구에 응답해야 할 것인가. 한국교회의 최고 어른이신 김수환 추기경님을 통해서 아직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한국 천주교회가 가야 할 길이 어딘지 알아본다.

 

김수환(金壽煥): 1922년생, 성신대학 졸업 후 서독 뮌스터대학에서 신학 및 사회학 연구. 1951년 사제 서품. 1969년 로마 교황청 추기경에 서임되었으며, 현재 서울대교구장임

 

대담자 조남진(趙南珍): 1949년생. 성심여대 국문과 졸업.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

 

서울 명동 대성당옆 교구청 3층, 김수환 추기경님의 집무실은 평범했다. 두 벽이 서가로 차 있었고 보라빛의 청초한 수선화 꽃꽂이와 서양란 화분 하나가 눈길을 끌고 있을 뿐 조촐하고 검소한 분위기였다. 한국 천주교교회의 최고 어른 김 추기경님. 사순절 동안 깊은 기도로 지내셨는지 피로하신 기색이 스친다.

한국 천주교회의 영적 지도자로 영광과 멍에를 함께 지고 계신 추기경님은 두 시간이 넘는 면담 속에서 쉬운 예를 들어가며 한국 교회의 나아갈 길을 들려주셨다.

 

(조남진) * 200주년을 기념하는 이 시점은 교회사적으로나 민족사적으로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20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가 이 민족 사회 안에서 해야 할 첫번째 임무는 무엇입니까?

 

(김수환) 200주년은 우리 순교 선열들의 생명을 바친 굳센 믿음으로 마련되었읍니다. 그분들의 얼, 굳센 믿음을 거울삼아 우리들 자신의 믿음의 삶을 비추어 보고, 근본적으로 복음에 근거한 믿음이었나를 돌이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믿음을 반성하고 그리스도 구원의 은총을 통해 이 시대, 이 사회 안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 현재 한 해에 전체 신자의 1할 이상의 새로운 형제들이 생겨나고 있읍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또 급성장되는 신자수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인지요?

 

물론 순교 선열들이 흘린 피가 오늘날 신앙의 씨앗으로 자란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수의 급격한 증가가 가톨릭만의 현상이 아니란 점에서 보면, 오늘날 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많이 종교를 찾는가 하는 문제로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 보고 종교적인 발전에 감탄하며 질문합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경제적인 발전이 크면 클수록 종교적 관심이 줄어드는데 한국은 그 반대니 이유는 무엇이냐고요.

나는 첫째 우리나라 사람들이 천성적으로 종교심이 많은 점, 둘째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안감 때문 등이라고 봐요. 남북 분단으로 인한 미래의 불확실성, 또는 가진 자는 마음의 공허로, 없는 자는 없어서 오는 고통을 덜기 위해 교회를 찾는 것도 같고....

요는 교회에 오면 마음의 평화를 얻기 때문에-- 하는 욕구가 큰 것이 아닌가 해요.

대도시 특히 서울과 같은 곳에선 이 경향이 심한데 그것은 물심양면으로 정착된 삶이 드물기 때문일 것입니다.

흔히 부동산 투기, 직장 이전 등등 사회경제적 이유 때문에 이동이 심한 모양인데, 이것을 민족 발전의 한 과정으로 본다면 별 수 없겠지만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불안을 느껴 결국에는 인생 무상으로 진전하여 종교에 귀의한다면 신자수의 증가를 긍정적인 면으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참된 진리를 찾아서 온 게 아니라 마음의 위안, 평화 또는 소속감을 갖고 싶어 종교를 찾아 온다면 그것은 신앙에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요인이 됩니다.

이런 사실은 냉담자와 행방불명자가 많은 현상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러면 이들 모두에게 신경을 써서 그들이 신앙을 굳힐 수 있도록 교회가 도움이 돼 주어야 할텐데....

지금은 신자수에 비해 성직자의 일이 너무 벅찹니다. 일상 대하는 신자만해도 힘이 모자라 안 보이는 신자의 신앙 심화가 큰 과제라는 걸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해 문제는 자꾸 커져갑니다.

이런 현실에서는 평신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해요. 우리 교회는 신부 없이 평신도들이 시작하여 지켜 온 전통이 이으므로 이 시기의 어려움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의 붐이 일고 있는 이때에 양적으로 뿐 아니라 질적으로 교회의 내실화가 다져지려면 성직자들의 각성이 우선돼야 하겠지만 신자들 역시 가정, 직장, 나아가 이웃에게 믿음을 실천하는 사명감을 느껴야 합니다.

"너희 형제의 믿음을 견고케 하라"고 예수께서 사도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지요. 교황만이 아니고 주교, 신부, 나아가 모든 신자들이 형제들의 믿음을 견고하게 해주는 사명을 실천하고 자신의 믿음도 견고케 해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지금 한국교회는 이런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듯해요. 가까운 이웃에서부터 성경 공부나 기도를 통해, 생활을 나누고 고통도 나눌 수 있는 작은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 도시 교회와 농어촌 교회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데 이를 조화시킬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도시에서는 성당 증축, 신축 등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것도 같은데요.

 

도시와 시골의 간격은 비단 종교문제만은 아닙니다. 그 격차를 줄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요.

현재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가 도시 집중적인 경향이니 교회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지요. 농촌 교회나 농민들이 활력을 얻기 위해서는 정책만 기다리지 말고 신앙인들이 농어촌을 위해 여러 각도로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어려운 지역의 교회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돕고 있어요. 그러나 그 격차는 심각해요. 예를 들면, 지방 어느 교구의 일년 예산과 서울 한 본당의 일년 예산이 맞먹을 정도이니까요.

서울 내에서도 격차가 심해 이질적인 문화권을 보는 느낌입니다.

 

* 근로자, 가난한 이들은 교회에서도 소외되는데 그들을 위한 특수 사목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요? 또 특수 사목의 문제점과 해결책은 있을까요?

 

얼마 전, 서울 난지도에 나가 봤어요. 수녀님들도 나가 있고, 명동성당 청년연합회에서 세운 어린이집도 볼 겸 해서...

서울의 온갖 쓰레기를 골라서 파는 이곳에도 권리금 등 이권 다툼이 있고 쓰레기도 등급이 있었어요.

그곳에는 낭떠러지 위와 아래의 구별이 엄격했어요. 낭떠러지 밑에서 줍는 이들은 권리금이 필요없대요. 낭떠러지 밑에서 줍던 사람이 한번은 위로 올라가서 쓰레기를 줍다가 20m도 넘는 아래로 밀려 떨어져 크게 다친 일도 있었대요. 수녀님들은 이들과 낭떠러지 아래서 줍고 있었어요.

이곳에서 쓰레기를 줍는 한 신자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봉천동에서 새벽에 나와 하루 12시간 일하고 한 달이면 30만원 벌이를 한다는데 수입은 공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낫지만 쓰레기 줍는 인생이란 것 때문에 젊은이들은 놀더라도 쓰레기는 안 줍는다고 해요. 소외된 인간의 한 부분이지요.

소외된 인간을 위해, 그들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들어간 수녀님들도 처음엔 "가짜다, 수녀들이 돈독이 올랐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배척당했어요. 그러나 차츰 받아들여지는 과정이지요.

그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하는 생활, 신앙의 실천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요.

또 프라도회(PRODO會)라는 곳에서도 이렇게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일하는 신부들이 있어요. 소외된 이들이 문제도 자꾸 거론되고 이들에 대한 교회의 태도도 계속 이야기되어야 합니다.

 

* 가톨릭의 토착화를 위해 여러 가지로 부심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우리 신앙의 토착화는 큰 숙제입니다. 토착화한다고 성모마리아나 예수님 얼굴을 한국인의 얼굴로 그리고, 한복을 입힌다고 이뤄지는 건 아닐 거예요.

의식 속에 신앙이 깊이 뿌려박혀 받아들여져야 하고 그래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신앙이 토착화가 아닐까 해요. 신학과 영성이 토착화되어야 해요.

사실 성경의 가치관은 동양적 가치관에 가깝습니다. 신학적 표현을 한국적으로 배우고 무엇보다 실존적 체험을 통한 것이 중요해요. 말하자면 성경 속의 말씀을 그대로 살면서 그것을 표현할 때 진정한 토착화라고 봐요.

일부에서는 "교회 음악을 국악으로 바꾸자", "성당을 한식으로 짓자" 하는데, 중요한 것은 이 시대에 사는 우리의 체험을 통해 그대로 신앙화하는 것입니다.

 

* 신앙은 한 인간의 구원뿐 아니라 인권존중 등 사회정의 구현에 힘씀으로써 전사회의 구원 즉 공동체적 구원으로까지 승화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사회정의가 이루어지자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할까요? 또 사회정의를 위한 교회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교회가 맨 처음 강조해야 할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하느님이 우주 만물 가운데 가장 사랑하신 것이 인간입니다.

특히 부활절을 지내며 더욱 생각해야 할 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사람이 되어 오시고 모든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시고 또 우리를 살리기 위해 부활하셨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참으로 하느님의 길이며 그 때문에 하느님은 이 길을 따라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셨어요. 종교인도 정치인도 인간의 소중함을 중시하며 사회 정의도 이를 전제로 해야 합니다.

이것이 안타까와 외치는 우리 교회의 소리를 정부와의 싸움인 양 오해하는데, 그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우리 교회는 인간적인 사회를 위해서 인간 존엄성에 의한 길을 걸어야 합니다.

예수님도 그 시대의 혁명가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나는 의인을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죄인, 버림받는 사람을 위해서 왔다"고 했어요 탕자나 잃어버린 양의 비유는 인간이 돈이나 힘이 없다고 해서 그냥 버려질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그분의 인간에 대한 사랑의 한 표현입니다.

그분은 행동으로 모든 차별의 담을 허물었읍니다. 교회도 그 길을 가야 하며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갈라진 형제들과의 교회일치 운동이 시작되었읍니다. 갈라진 형제들, 타종교와의 관계는 어디까지 와 있읍니까? 일치운동을 위한 교회의 입장과 앞으로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가톨릭에서는 그들을 '열고'(裂敎)라 했고, 그들은 우리를 '마리아교'라고 하며 서로 비난도 했지만 지금은 달라졌어요.

아직도 일부에서는 근거없는 자부심을 주장하고 있으나 문제가 안되지요.

서로 이해하려는 결과의 하나로 성서가 공동 번역되었어요. 우리는 만족하지 않아도 사용하고 있는데 그들은 개인은 몰라도, 교회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아 불행한 상태하고 봅니다.

어느 때는 '하느님이냐, 하나님이냐' 하는 표현도 문제가 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려운 요인은 신자수가 너무 많다보니 자기 만족에 도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고난을 받고 어려워야 서로 돕는 것 같아요.

실제로 나찌하에서의 독일의 신,구 양교는 서로 합하여 도왔고 그 결과 전후에는 기독교 민주당이 생겼지 않아요?

자기 도취 상태에서는 서로 화합이 안됩니다. 어려워야 남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엽니다.

그러나 희망은 있어요. 교회 일치의 작은 동기를 마련하고자 숨어 노력하는 공동체가 있어요. 떼제의 형제들인데 스위스, 영국, 프랑스인 등으로 모인 이들은 종교도 루터교, 천주교, 성공회 등 여러 교파이지요.

그들이 한국교회를 보고 느낀 점을 말한 적이 있는데 꽤 심각한 문제를 지적했어요. 양편 교회가 모두 문이 닫혀 있다는 거죠. 가톨릭도 개방적이 아니란 점을 반성해야 하겠어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목적, 그것은 온 인류가 하나되게 하기 위한 것이지요.

 

*200주년을 맞는 한국 천주교회로서 세계교회 안에서의 특성과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사람들이 흔히 한국 교회의 급성장을 두고 세계 교회 앞에서 큰 사명을 지게 될 것이라 하고 있지만 무엇이라 말할 수는 없어요.

다만 조금씩 시도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파푸아 뉴기니아, 아프리카 등으로의 사제 파견 등 세계로의 진출이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전환해 가려는 한 노력의 시작이지요.

그러나 한국 안에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안목으로 믿음을 가져야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미혼모의 아이가 한 해에 몇천 명씩 외국에 입양돼 갑니다. 해외 입양 가정을 보면 아이 없는 가정만 데려 가는 것이 아니고, 또 어떤 이들은 장애자만 받는 것을 볼 때 우리의 폐쇄적인 가치관과 자세를 돌아보게 돼요.

그들은 피부색을 초월하여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피부색, 민족, 국가 등을 떠나 하느님 아버지 아래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신자들의 신앙의 눈이 열려야 하고 폐쇄성을 극복하여야 해요.

신자와 비신자간의 차이가 없다면 신앙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신자수가 많아지는 것을 자랑하지 말고 우리의 눈을 열어야 합니다.

우리 신자들은 한국인의 종래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자기를 해탈하고 그 껍질을 벗는 아픔을 겪어 신앙인으로 성숙돼야 합니다.

 

* 한국 사회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그리고 교회의 임무는 무엇입니까?

 

교황께서 말씀하셨듯이 성년의 뜻을 다시 새겼으면 합니다. 세계는 큰 전환기에 처했고 당장의 문제는 핵의 위험입니다. 세계의 미래를 떠난 한국의 미래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불행을 자초할지 슬기로 넘길지 염려스럽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길은 있어요.

신명기 30장 15절의 말씀인데 "보아라 나는 오늘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너희 앞에 내놓는다. 내가 오늘 내리는 너희 하느님 야훼 명령을 순종하며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고 그가 지시하신 길을 걸으며 그의 계명과 규정과 법령을 지키면 너희는 복되게 살며 번성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 마음이 변하여 순종하지 않으면, 하느님께 추방당하여 다른 신들 앞에 엎드려 그것들을 섬기게 될 것이다.(중략)....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잘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이것이 지금 우리의 길입니다.

오늘 이 시대에 하느님은 어느 때보다 이 말씀을 하고 계셔요. 인류 전체가 갈림길에 있는 이 시대는 과학이 답을 가진 것이 아니라 과학을 발전시키는 힘을 가진 인간의 마음이 하느님과 화해함으로써 그 답을 얻는 것입니다.

 

* 200주년을 지내는 신자들에게 주실 말씀은?

 

신자들은 선열들의 순교 정신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분들은 한번 칼에 맞음으로써 순교 정신을 발휘한 게 아니라 평생 동안 실천하고 죽음과 바꾸었으며 믿음의 생활이 그 속에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같이 개인의 위로나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진리가 인생의 길이라 깨닫고 모든 걸 바쳤어요.

긴 박해 시대를 거쳐 많은 순교자가 나온 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들의 순교 정신은 사랑의 정신에서 나왔고 복음을 증거하는 데서 나왔어요.

그 시대 그분들은 사랑의 결속과 유대로 서로 도왔어요. 그들의 사랑의 유대가 얼마나 강했는지 흉년이 들면 아사자가 많았던 시대였으나 신자들 중 아사자는 적었다고 해요.

배운 이는 배운대로, 못 배운 이는 못배운대로 복음을 어떻게 증거했는지 보면 압니다. 성령의 도우심인지 못 배운 이도 해박하고 쉽게 교리를 설명하여 문초하던 관헌들을 놀라게 했어요. 그만큼 교리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박해시대인데도 신앙에 관한 책이 많아 발간되었고요. '사학 죄인 천주학도'란 말만 빼면 그때의 관가의 기록, 즉 그분들의 진술만 모아도 좋은 교리책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 천주교회사] [순교사화] 등을 읽어 2백년을 기리고, 신앙이 나에게 무슨 가치가 있는가를 묵상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그 삶의 방법을 배워가야 할 것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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