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울보 식구가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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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숙 [smallrose] 쪽지 캡슐

2000-08-07 ㅣ No.1770

어느날 새벽 잠을 깨우는 불청객이 있었습니다. 이집으로 이사 왔다고 신고식이라도 하듯이 요란스럽게 울어대는 매미였습니다.

몇그루의 나무와 꽃이 있을뿐 이 매미는 왜 이곳으로 오게 되었을까?

옆을 보면 울창한 숲을 지닌 산림청이 있고, 홍릉안에는 얼마나 큰 나무가 많은데 이렇게 작고 보잘 것 없는 이곳으로 왔을까, 잘못 날아와 가는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마음 같아서는 잡아 큰 숲으로 돌려보내고 싶은데...

몇일째 함께 사는 이 매미는 덥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마음마져 짜증스러울때 위로라도 해주듯 목청을 돋구어 울어댑니다.

울음소리를 듣다보면 내 마음은 숲속에 있는것 같은 푸르름과 신선함 결코 조용한 소리는 아닌대도 차소리, T.V 등의 소음과는 달리 내 귀를 맑게 해 주는 시원함마져 줍니다.

울줄 밖에 모르는 매미는 자기에게서 자연의 신선함을 얻는 이 작은 정원의 식구를 찾아온 것을 이제는 알것 같습니다.

언제 다시 떠날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우리의 가족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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