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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주일 강론 - 주일 오전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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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동홍보팀 [chunggye] 쪽지 캡슐

2005-11-17 ㅣ No.6156

 

찬미 예수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우리 본당에 반장, 구역장의 심부름꾼. 김. 현. 순. 프란체스카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이루시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지나온 저의 삶을 뒤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신 신부님께 감사 드리고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과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저는 믿지 않는 집안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 때,

다니지도 않으시는 아버지의 권유로 ‘영세’를 받게 되었고,

고등학교 3학년 ‘성모 승천 대축일’ 날 ‘견진 성사’를 받고,

그 날 뒤풀이 행사 준비로 시장에 갔다 오다가 교통사고로

6개월의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꿈 많은 여고 시절이 한 순간에 깨어지고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

죽고 싶은 생각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런 저를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이끌어 주셨고

암흑 속에서 빛으로 인도 하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였는데,

믿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서울에 살면서 반 모임에 참석했는데,

서울 사람들은 모두 야무져 보였고,

저는 부족한 마음에 복음을 읽을 때면

너무 수줍고 떨려서 글이 두 줄로 보여

더듬더듬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반 모임이 끝나고 다과 시간에

구역장님께서는 반장이 없는 반이라고

하시면서 반장을 해보라고 권유 하셨습니다.

반장이라는 말에 부담을 느껴 거절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 고향에 계신 친정 어머니께서

갑자기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마음이 아프고 막막해서 성당으로 달려가

미사를 넣고 기도 드렸습니다.

늘 죄스러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가

하루는 빨래를 널고 있는데 불현듯

‘남편이나 아이들이 아프면 반장 일을 못하는 게 아닌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아프신 것은

하느님께서 저에게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나 보다’ 하는

깨달음이 저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바로 구역장님을 찾아가 부족하지만 심부름이라도 할께요.

도와 주세요. 하고 시작한 구역 일이 20여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느님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는 많이 건강해지셔서 미신을 버리고

하느님을 믿게 되셨고 기도 생활도 열심히 하십니다.

몇 달이 지나 저에게 또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남편이 아침에 출근하면 다음날 아침에 옷만 갈아 입고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매일 울면서 인간적인 방법으로 막아 보려고 했지만,

남편은 노름의 유혹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습니다.

제 마음은 항상 불안 했고

몇 일만에 퇴근하는 남편과 함께 한강 둑으로 올라 갔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강에 빠져 죽든지

그 생활을 그만 하든지 선택하라고 했지만

남편은 ‘당신은 버려도 노름은 못 끊겠다’고 하는데,

죽고 싶은 심정이 들어 하염없이 강물을 바라 보고 있는데

두 아이들이 떠올라 할 수 없이 울면서 집으로

돌아와 십자가 앞에 앉았습니다.

그 때는 기도도 할 줄 몰라서 하느님만 계속 불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의 간절한 부르짖음의 기도 소리를 들으셨는지

다음 날 대 피정으로 초대 하셨습니다. 

그 날도 ‘성모 승천 대축일’이었고

미사 시간에 성령이 함께 하심을 느끼면서

고통이 은총으로 바뀌는 시간을 체험케 해 주셨습니다.  

그 시간 후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고

힘들었던 일들이 그 분과 함께 라면 이길 수 있다는

힘과 기쁨이 충만 해졌습니다. 

“우리는 그 분 안에서 숨쉬고 움직이며 살아 간다.”

이 말씀 그대로였습니다.

그 날 저녁 집에 와 보니 남편은 일찍 퇴근하여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남편은 세례를 받았고

지금까지도 유혹에 빠지지 않고 성실한 가장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 때부터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 생활과 성서 공부를 열심히 하며

하느님 안에 머무르려고 노력했습니다.

산 너머 산 고통은 또 찾아 왔습니다.

총구역 일을 하라는 제의가 들어 왔고,

추천하는 사람들 모두가 엄청 미웠었습니다. (지덜은안하면서……….              )

많은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저의 부족함을 알기에 겁이 나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노원구 배구 선수로 경기를 하던 중

허리가 많이 아파 힘들게 경기를 마치고 병원에 갔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치료를 받으러 다녔지만

낫지 않아 정밀 검사를 해 보니

디스크가 너무 심하게 터져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저의 잘못을 뉘우치며 하느님을 찾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같이 병원에 다니는 언니와 함께

모든 고통을 하느님께 봉헌하자고 하며

성시간에 성체 조배를 하고 있는데

평소 수줍은 성격의 언니가 큰소리로 울면서

아픈 사람 모두를 위해 기도를 하셨고

조용한 가운데 큰소리를 내며 기도하는 언니를

수녀님께서 밖으로 데리고 나가셨습니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우리는 성 시간을 끝마치고도

같이 기도를 하는데 허리가 치유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날 이후 매일 먹던 진통제를 끊었습니다.

‘...지쳤던 이 몸에 생기가 넘친다.

그 이름 목자이시니 인도하시는 길 언제나 곧은 길이요,

나 비록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내 곁에 주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어라.

막대기와 지팡이로 인도하시니 걱정할 것 없어라’(시편 23,3-4) 라는

성서의 말씀으로 제 마음을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고통이 은총이라는 것을 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다시 총구역장 제의를 받고 신부님과 면담을 하던 날이 기억 납니다.

두려움과 중압감으로 떨면서 집무실로 들어가

능력이 안 되서 못하겠다고 말씀 드리고 나왔습니다.

조금 뒤에 다시 부르시는 신부님 앞에 서는 순간

저도 모르게 고통스러웠던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또 다시 하느님 말씀을 거역하면 안 될 것 같아

아무 말도 못하고 집무실에서 떨면서 나왔습니다.

총구역 일을 시작하면서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아론을 보내 주셨듯이

저에게도 도움의 천사들을 보내 주시어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저를 채워서 쓰셨습니다.

‘바른 길 걷는 사람을 감싸주시고

당신께 마음을 쏟는 사람을 지켜 주신다. (잠언 2,8)

‘무슨 일을 하든지 아훼께 여쭈어라.

그가 네 앞길을 열어 주시리라. (잠언 3,6) 는

말씀에 의지하여 구역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반장 월례 교육에 갈 때면,

우리 반장, 구역장님들께서  환하게 웃어 주시고

손을 흔들어 반가움의 정을 나누는 모습 속에서

예수님과 성모님을 느낍니다.

그런 성실함과 열심 함에 저는 용기가 생기고 힘이 솟아 납니다.

봉사는 잘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일을 하면서 알아지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셨고,

한 고비 고비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해 주셨음을 믿습니다.

삶에 있어서 기도와 하느님 말씀이 저에게 큰 양식이 됩니다.

‘주 야훼께서 나에게 말솜씨를 익혀주시며,

고달픈 자를 격려할 줄 알게 다정한 말을 가르쳐 주신다.

아침마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며 배우는 마음으로 듣게 하신다.

주 야훼께서 나의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아니하고

꽁무니를 빼지도 아니한다.’(이사야 50, 4-5)

조건과 상황을 따지지 않고 하느님의 사랑에

보답하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말씀하신 그대로 이루어 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여러분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리며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아멘…

 

여성 총구역장 김현순 프란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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