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두 달 전 박근혜씨가 이렇게 말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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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979aaa] 쪽지 캡슐

2008-08-18 ㅣ No.7596

두 달 전 박근혜씨가 이렇게 말했더라면
"나는 진실과 국민과 國法 편에 서서 두 가지를 요구한다. 공영방송과 불법시위대는 선동과 난동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법질서를 회복하라."
趙甲濟   
 요사이 보수층 시민들이 모인 자리에 가면 "朴槿惠씨는 요사이 뭘 하고 있나?"라는 질문이 자주 나온다. 거기에 답하기 위하여 기억을 더듬어보면, 朴 의원이 그 유명한 광우亂動사태 때 '冷笑的 방관자’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상식 있는 국민들이 화가 나서 거리로 나설 때, 잠도 오지 않고 소화도 제대로 되지 않을 때, 朴 의원은 이런 말을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의 관보 게재를 너무 급하게 했다. 그러나 너무 과격한 시위가 있으면 안 된다”
  “재협상밖에 해결방법이 없고, 그렇게 해야만 된다면 재협상도 해야 한다”
  "이것(촛불집회)이 이념문제라든가 이런 것은 아니라고 (대통령에게) 말씀드렸다."
  "정부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주기를 바란다"
  그의 팬클럽은, "내일 오후 6시를 기하여 대한민국 박사모는 국민의 일원으로 각종 촛불문화 행사에 능동적으로 참여 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朴 의원은 어디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은 과장된 것임을 지적하지 않았다. 촛불시위가 不法이란 비판도 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이념적인 촛불亂動에 대해선 이념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고시 게재와 폭력시위는 兩非論의 대상이 아니다. 고시게재의 졸속성 여부는 타당성의 문제이고, 폭력시위는 불법성의 문제이다. 10원짜리 물건과 10만원짜리 물건을 맞바꿀 순 없는 것이다. 그의 語錄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고생하는 李明博 대통령에 대한 싸늘한 視線이었다.
 
  만약 이때 박근혜 의원이 이런 말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미국산 쇠고기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다. 그럼에도 방송과 일부세력이 미국산 쇠고기를 광우병 위험물질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개탄스럽다. 과학과 합리성을 무시한 시위대가 법까지 무시하고 야간폭력시위를 벌여 경찰관들을 공격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 정부가 공권력을 엄정하게 집행하지 않고 불법폭력시위를 촛불문화제로 취급하여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나는 진실과 국민과 國法 편에 서서 두 가지를 요구한다. 공영방송과 불법시위대는 선동과 난동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법질서를 회복하라.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의 법질서 회복을 정치적으로 뒷받침하라!"
 
 이런 말을 했더라면 방송과 좌익들로부터 일시적으로 비난을 받았겠지만, 보수층의 열화와 같은 지지가 쏟아졌을 것이다. 불법폭력 시위대에 굽히는 모습을 보인 李明博 대통령과 대조가 되어 朴 의원의 인기는 올라가고 '위기 때 강한 지도자'란 인식을 확실하게 심었을 것이다. 정치인은 敵을 만들면 반드시 동지가 생긴다. 대통령은 굴종상태, 한나라당은 비굴한 침묵상태였으므로 박근혜 의원의 이 소신발언은 가히 영웅적으로 비쳐졌을 것이다.
 
 박근혜 의원이 이런 소신발언을 하는 데는 특별한 용기가 필요 없었다. 초인적 노력도 필요 없었다. 건전한 상식, 국민의 의무로서 족했다.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침묵하거나 냉소적 태도를 보이는 것보다 더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씨는 李明博 대통령에겐 냉소적 태도, 촛불난동 세력에겐 동조적 내지 중립적 태도를 보임으로써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MBC와 촛불난동세력 앞에서 이명박 정부가 무력화될 줄 알았을까, 아니면 MBC의 선동방송 내용이 사실이라고 착각한 것인가?
 
 
 앞으로 5년 사이 그가 영웅이 될 수 있는 이런 류의 찬스는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박근혜 의원을 '국가 위기 때 침묵한 지도자'로 기억하기 시작한 듯하다. 자기 편 의원들을 복당시키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만큼 법질서가 무너지고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을 때는 화가 나지 않았던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그가 침묵한 대상은 무엇인가. 그는 희대의 거짓선동, 불법, 폭력에 대해서 침묵한 것이다. 현존하는 명백한 위험에 대해서 침묵한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촛불亂動사태 기간중의 박근혜씨 행동을 기억하고 있다가 계산을 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래서 "요사이 박근혜씨는 뭘 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심각하다.
 
 
 
 
[ 2008-08-18, 21:20 ] 조회수 :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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