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성당 게시판

제대한 지 어언 두 달... 이제야 인사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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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욱 [asinusdei] 쪽지 캡슐

2003-06-16 ㅣ No.3178

안녕하세요. 송영욱 프란치스코 신학생입니다.

군 제대한 지는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본당 게시판에 들어 올 생각을 못했네요.

지금에라도 인사올립니다. (‘03년 4월 19일-부활절을 맞이해 전역했습니다.)

 

신학교에는 내년에 3학년으로 복학하구요, 지금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학교에서는 2학년이 끝난 후 모두 군대를 보내고, 군대를 제대한 후에는 복학까지 약 일년에서 반 년 정도 각각 남는 기간동안을 모라토리움(라틴어. ‘유예기간’ 정도로 번역되겠죠.)이라 하여 국내에서 3개월, 국외에서 3개월 봉사활동을 하게 합니다. (정확히는 신학교에서 보내는 게 아니라 성소국에서 보내는 겁니다만...) 신학교에 앉아서만은 배울 수 없는, 소외된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을 배우고, 체험하기 위해서 마련된 시간이지요.

 

저는 현재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까리따스 어린이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농아선교회에 가서 수화 봉사를 하려고 했는데(군대가기 전에는 수화를 꽤 했어요) 농아선교회는 매일 일거리가 있지는 않나봐요. 그래서 같은 건물에 있는 까리따스 어린이집을 추천받았지요. - 한 건물에서 세 가지 일을 하더군요. 매 주일에는 수화미사(농아선교회), 점심시간마다는 노인무료급식소(지하), 그리고 평일에는 장애아동들을 돌보는 어린이집(까리따스 어린이집).

거의 다 정신지체 아동들입니다. 10살 이하의 종일반이 있고, 11살-15살의 방과후반(장애인학교에서 오전을 보내구)이 있어요. 저는 두 곳을 번갈아가며 활동중이죠.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적응되니까 애들이 귀여워 지더군요. 안보면 허전할 만큼.

그 곳의 선생님들은 물리치료나, 언어치료, 작업치료 등등 각자 전공을 가지고 아이들을 치료하시고, 아이들 세 명 정도에 선생님 한 분씩 돌아갈 정도로 반이 배정되어서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실, 제가 가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다보면 즐거워져요. 신학생 봉사활동 보내는 의의도 그거고.)

 

참, 그리고 지난 4일-7일까지는 의정부 한마음 수련마을에서 군제대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피정을 했습니다. 여러 학사님들을 만나 각자의 봉사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또한 기도를 통해 주님과의 관계회복을 할 수 있는 시간 되어 참으로 보람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피정에서 하느님과 겨루다가 환도뼈 힘줄을 다쳤어요. (창세기 32장 25절 참조) 요즘 허리에 파스붙이고 다닙니다. 침도 맞았고... 빨리 낫게 기도해 주세요.

 

이틀전에는 지금 3학년 재학중인 김영태 스테파노 학사님이 신학교 방학을 맞아 본당에 나오셨더군요. 나오자마자 봉사활동 일주일을 더해야 한다며 수원으로 가셨지만... 하여튼, 앞으로 본당에서 자주 뵐 수 있을 것 같네요. 주일미사때 성당 왼쪽 맨 뒷줄에 앉은, 흰와이셔츠에 검은 정장바지를 입은 사내들을 보시면 저흰줄 아시고 미소건네 주십시오. (평일은 새벽미사때 소매있는 옷과 검은 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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