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5/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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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5-07 ㅣ No.3239

다해 부활 제 4주간 금요일

 

복음 : 요한 14,1-6

 

주님을 귀찮게 해야지...

 

사제 생활 4년 차인 제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살펴보게 됩니다. 어쩌면 저 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생각, 같은 느낌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제들이 있을 줄로 압니다. 한 본당을 거치고 나서 생기는 교만과 나태, 하느님의 일을 한답시고 나의 일을, 나의 몫을 챙기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길이 아닌 길에 들어선 것은 아닌지, 진리가 아닌 거짓과 망상을 쫓아 사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생명력을 잃어 가는 저를 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토마스 사도가 던진 질문처럼 저 역시도 주님이 가시고자 하는 길, 주님을 따르고자 택한 이 사제의 길이 무엇인지... 또 그 끝이 어디인지 잘 모릅니다.

 

갑자기 노래도 잘 못하는 저에게 성가 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가난하고 메마른 영혼에서 흥얼거리던 노래 한 소절! "누구보다 주님은 우리 사랑하셨네~" 바로 주님께서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신다는 믿음!

 

그렇습니다. 바로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제가 제 자신 안에 있는 것보다 더 깊이 우리 안에 계신다는 믿음이 제게 새롭게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분명 주님은 제가 제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해 주신다는 것을 새삼 곱씹어 보게 됩니다.

 

늘 부족하지만 이러한 믿음으로 주님이 가신 그 길을 끝까지 물으며 걷고 싶습니다. 묻고 또 물어 주님을 귀찮게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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