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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건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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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신 [sonamu1] 쪽지 캡슐

2000-02-10 ㅣ No.820

제목 : 일본의 이발소

 

얼마전 머리를 깍으러 이발소에 갔다.

이곳 일본은 물가가 살인적이라 이발요금도 비싸다고

들어서 여기로 오기 바로 전날 급하게 깍고는

여태까지 한번도 깍지 않아서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가

별로 보기 좋지가 않았다.

 

대충 돌아보니 싼 곳이 우리돈으로 2만원에서 3만원,

조금 비싸면 5만원까지 했다.

한국에서는 8천원도 비싸다고 해서 학교이발소에서

3천5백원주고 깍고 그랬는데.......

 

시내를 다니다 보면 머리가 완전히 까치머리에

몇 일 동안 세수도 안한 것 같이 얼굴이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뒤통수를 갈겨(?)주고 싶은 때가 많았는데

그렇게 지저분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실은 그게 멋있다고 그러고 다님)

 

그래도 안 깍을 수는 없어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물어서 우리돈으로 1만원 하는데를 찾아갔다.

그 곳이 제일 싸다고 해서

망설이다 들어섰는데, 아!

그냥 나갈까 했다.

 

우선 그곳엔 머리 감거나 세수하는 시설이 없었다.

머리를 깍고나면 꼭 해야 하는 절차인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런곳이 없었다.

 

그래도 일단 깍기로 했으니까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곳은 선불제다.

천엔을 자판기 같은 데다 넣으면 티켓이 나오는데

그것을 제시해야만 머리를 깍을 수 있었다.

 

앞서 왔던 일본 사람의 머리 깍는 모습을 보니

제법 능숙하게 이발사가 잘 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

싼 데라 엉터리인 줄 알았는데........

 

머리를 다 깍은 그 사람.

뒤처리를 어떻게 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다름아닌 진공청소기(?)로 잘린 머리카락을

처리하는게 아닌가....

너무 놀랐다. 세상에 사람머리에 진공 청소기를.....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기분 모른다.

청소하다 구멍이 막히면 나오는 하이톤의 소리에

머리카락 전체가 빨려드는 그 기분!

누구 말마따나 엽기적(?)인 그 상황을......

 

그러니 이렇게 싸지.....

 

다음에 또 머리를 깍아야 하는데 기분이 별로다.

차라리 박박 깍아서 나중에 한국가서 정리할까?

머리는 그런대로 깔끔해져서 괜찮은데

이발하고 이렇게 기분이 찝찝하기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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