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가을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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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0-03-03 ㅣ No.1083

 여자는 나이를 정월 초하루에 먹는게 아니라 언제나 가을에 먹는듯 싶습니다.

 젊었을땐 봄에 민감하더니 나이들면서 가을에 더 민감해 지더라구요.

 남자, 여자 만나서 아이낳고 살고 늙어가는게 한없이 한없이 그렇고 슬프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지난 가을엔 아들이 "아빠 우리집에 자주 놀러오세요!"

하는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남편과 불타는 단풍한번 구경 못하고 가을을 보내야 하니 좀 섭섭 하더라구요.

 (경험하는 것이 가장 빠른 이해의 길)이라며 "연애소설 한편 쓸수있게 애인 하나 만들어 소설 하나 써볼까 했더니

 그때 "죽을려면 무슨짓을 못 하겠어!" 하였는데

 그말이 사랑해로 들렸다니까요.

 다 그만 두고 가을 어느날에 피정을 갔었지요.

 집에 돌아와 피정에서 의 일들을 생각하며 근신하는 날 들을 보냈지요.

 막상 남편이 돌아온 날  그동안 변해있는 나의 행동은

남편이 생각하기에 의심이 생길정도로 바뀌었거든요.

 제가 사실은 죄를 지었거든요.

 실은 제가 남편을 버렸지요.

 피정에서 수녀님 께서 쪽지를 나눠 주시더니 자기 자신에게서 가장 소중한것, 추상적인것도 좋고 사물도 좋고

 뭐든지 가장 아끼는것 10가지를 쓰라하셨습다.

 첫번째는 이웃집 불난 싸이렌 소리에도 들고 나왔던 카메라를 제일 먼저 썼지요.

 두번째는 생각해보니 가족 남편, 딸, 아들, 나보다 더 날 생각해주눈 여동생, 친정 아버지, 시부모님, 친구들 친척들

신앙,이렇게 적었지요.

 그런데 수녀님은 조용히 시 같은 것을 읽어 주시면서

우리는 지금 항해를 하고 있는 중이라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배가 가라안으려고 하니 자기가 가진것 중에 하나를 던지라 하셨습니다.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카메라’라고 적힌 종이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수녀님께선 눈물 나오는 시를 읽어 주시더니 이번에 배가 무거우니 두개를 또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순간 종이래도 갈등이 일더라구요..

 다 사람들이 었으니까요

 그래, 나이순으로 나이 많으신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을

 마음 아파하면서 버렸습니다.

 그런데 수녀님께서는 목적지과 저기인데 배가 난파하려고 하려고 하니 또 뭘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참! 부모버리고, 친구버리고, 친척버리고, 이제 남은것은

딸과 아들 ,그리고 남편, 또 하나 신앙이었습니다.

 이럴때 아들 을 버려야하나... 딸을 버려야하나...

 그래 딸아 네가 희생해다오 , 동생은 대를 이어가야 할 이유가 있지않겠느냐...

 조금은 마음 아프고 미안해 하면서 딸이라고 쓴 족지를 슬며시 내려 놓았는데 가슴 아팟습니다.

 이제 정말 버리수 없을것 같은데 수녀님은 어서 빨리 또 버리라고 하시니...

 아들아 이젠 네 차례구나.

 이젠 정말 남편과 신앙!

 내가 다 놀랄 일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신앙인 인줄 몰랐는데 마지막으로 남아 남편과

 함께 끝까지 견주는  갈등이 될줄은 점말 몰랐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보면 못 살것 같은데도 혼자 사시는 자매님을 보았고 그들의 위안은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 미안해, 남편아.."

 남편을 버렸습니다.

 가끔은 살면 살수록 괜찮은 남자라고 했는데...

당신보다 난 신앙을 택했어....

 돌아온 남편을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더라구요.

반갑게 맞아 주어야하는데 웭지 어색해하고 시선처리를 못하고 마치 죄지은 것 처럼 미안해 했었지요.

 급하면 말을 더듬는 남편이 말을 더듬었습니다.

 "뭐- 뭐야! 바람폈어?’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는 남편이, 그래도 고상하게 피정 하고 온 사람에게 바람이라니? 기분이 팍 상합디다.

 나도 모르게 악이 써지데요..

 "그래욧.! 바람 났어욧!  성당 바람 . 예수님 바람 났어요

 으쩔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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