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엠마오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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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0-04-20 ㅣ No.1355

 엠마오 산악회에서 전남 고흥의 팔영산과 "천형의마을’ 이었다는 소록도엘 다녀왔습니다.

  한하운 시인님의 "가도 가도 황토길....찌구다비를 벗어

보니 발가락 한 개가 떨러져 나갔다 . 곱게 싸서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줘야지...

 시인 한하운님을 만났습니다.

 구제역 때문이라며 우리의 발에 소독약을 뿌린 한쎈씨병 을 앓으신 흔적이 있는 남자분을 만났고, 전시실에선 닭 잡을 때 보았던 수도가 달린 수술대며 시체 해부실을 보았습니다.

 일본군이 저질렀던 747부대 마루타 실험실을 보는듯 했으며

그들이 남긴 통한의시에 마음 아팠고  붉은 벽돌 형무소 같은 그 건물 속에 살다간 얼굴 잃어버린 조막손의 환자들을 보았습니다.

 또 소록도 성당에 들러 성체 조배를 하며 함께 간 이들과 주모경을 바치는데 제대 밑에 숨어서 가부좌 하고 묵상         

하고 계신 신부님을 뵙고 저렇게 소리없이 기도하고 계시는 분이 있기에 세상은 그나마 유지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돌아 오는 길목 고흥, 벌교. ..

 그곳에서는 조정래씨가 쓴 "태백산맥" 의 무대라 이현상과 외서댁 등  태백산맥에서 등장 했던 인물들을 다시 망각의 저쪽에서 불러와 그들과 함께 대화했고.     김성종씨의 "여명의 눈동자’ 최대치며 여옥등 빨찌산들을 생각으로 만났지요.

 또 전에 강신부님께서 병원 봉사중  입원한 한쎈씨병 환자와 함께 기거하며 청소를 하셨다는 생각 떠 오르더 군요.

 소록도가 생각보다 멀리 있는 섬이 아니라 녹동에서 보이는 뱃길로 십분 거리도 못되는 곳이지만 그들에게는 얼마나 먼 길이고 천형의 길이었을까 상상해보니 바다가 동백꽃이 낭만으로 아름다움으로 보이지 않고 슬픔으로 핏빛의  바다와 꽃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또 아래 이지연님의 글을 보고 저도 염화시중의 미소가...

 봉정사 글을 보니 그곳도 우리가 다녀온 곳이라 더욱 감회가 깊군요.

 천등산 아래 있는 사찰로 지난 해에 영국 에리자베스여왕

이 방문한 곳이라 더욱 유명해졌고 방문중에 그분의 생활 습관으로 방문 국 어디서든지 신발을 벋지 않는데 유일하게 그 곳에 와서는 신을 벗었다는 이유로 더 소문이 났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갔을때는 대웅전을 수리하고 있었고 또 일전에 수리중에 최초의 다라니경이 나왔다는 오보로 불교계가 흥분하고 떠들썩 했던 곳이지요.

 만세루, 지조암 , 영산암등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아제 아제 바라아제등 숱한 영화속의 한장면이 되어준 곳.

 그래도 덜 고쳐진 원형이고  많은 영화에 찍혀진 장소라 한번 가볼만 합니다.

 엠마오 산악회 땜에 많은 곳을 가게 되었고 또 많은 사람을 많나기도 합니다.

 산행은, 여행은,

 엠마오로 가는길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그 분을 가슴에 담고 살지만 그 분을 느끼지 못한 채 내 안에 계신 그분을 두고 늘 찾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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