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씨랜드] 나현, 가현 엄마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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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미 [mrosa] 쪽지 캡슐

1999-07-10 ㅣ No.523

 

이제 곧 주일 학교 아이들의 신앙학교, 캠프, 도보성지 순례...

연이은 방학 행사가 있지요?

저의 큰 아이는 캠프에, 작은 아이는 신앙학교에....

 

행사 장소 한곳 한곳 답사하셨다는 말씀도 들었고 특히나 양신부님과

주일학교 선생님들께서 도보성지순례 그 길을 그대로 따라서

도보로 답사하셨다는 그 말을 전해 듣고 가슴이 짠~~했답니다.

무사히 행사 마칠 때까지 엄마들의 깊은 기도 있으리라 여깁니다.

 

충분히 예방이 될 수 있는 상황들이 어른들의 비양심으로

피해자가 되어야만 하는 어린 아이들의 투명한 모습들이

자꾸 떠올려지는군요.

 

말을 잠시 바꾸어서,

씨랜드 사건의 희생자인 나현, 가현 쌍둥이 자매의 엄마인

장정심님이 하이텔 플라자에 사건 진상을 촉구하기 위한

게시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이텔 주부동호회의 같은 회원이고 주부동에서 분향소에

찾아갔을 때 네티즌들에게 진실 규명을 위한 도움을 부탁

했기에 저의 손이 닿는 곳에는 쌍둥이 엄마의 애타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좀 전에 굿뉴스 자유 게시판에도 쌍둥이 엄마의 글을

옮기긴 했지만 제가 소속되어 있는 이곳 연희 본당에도

별도로 알리고 싶어 이렇게 몇자 적으면서 쌍둥이 엄마의

진실을 함께 올립니다.

 

두 아이를 하늘나라에 보내고 힘겹게 안과 밖의 것들과

싸우면서 억울함을 전달하는 쌍둥이 엄마의 마음을 우리

모두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기도도 부탁드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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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화재로 쌍둥이를 잃었습니다                     관련자료:없음        5/5

 보낸이:장정심  (nepertar) 1999-07-04 07:09 조회:3094  

 

하이텔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사랑하는 두아이를 화재로 잃은 쌍둥이엄마 장정심입니다.

그동안 저는 경황이 없는 관계로 신문이나 방송을 별로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쌍둥이 사진이 나온 지난 신문들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객관적인

사실 몇가지로 이야기를 꾸며서 적어놓은 기사가 대부분이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아예 내가 직접 우리 쌍둥이와 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온라인상에 올리고, 또한 지금 우리 유가족들이 처해진 상황들을 연속해서

네티즌들에게 알림으로써 계속되는 추측기사와 오보들로 부터 저희 모두를 스스로

보호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희 가족이야기는 국민일보에 가장 사실에 가까운 기사가 나온것 같고,

조선일보는 여러가지로 엉터리 기사가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내딸 나현이가

재혁이엄마가 아파서 돌아가시고 안계시고, 아빠와 할머니랑 함께산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 아빠가 가출했다는 기사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구성욱이라는 아이도 엄마가 안계신 아이입니다. 그아이는 아빠가 밥을 해주고

형과 함께 산다더군요. 성욱이는 개구장이였던가 봅니다.

우리 쌍둥이가  성욱이엄마는 성욱이가 말을 안들어서 돌아가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귀여운 아이들이 모두 이제는 없습니다.

제 가족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와 제남편은 전남대학교 화학과 과커플이었습니다.

이 기회에 분향소에 다녀갔다는 화학과 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92년에 결혼해서 93년 7월 3일에 쌍둥이를 낳았고, 그당시 저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쌍둥이를 친정이모에게 맡기고 엄마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아기때부터 제대로 키워주지 못한것이 이제는 정말 한이 됩니다.

94년말에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키우기 시작했지만 저와 제 남편은 그동안

둘의 생활에 너무 익숙해진 관계로 아이들을 너무 버거워 했습니다.

제가 우리 쌍둥이를 남들처럼 애지중지 키웠다면 지금 이렇게까지 후회스럽지는

않을텐데....

우리부부는 쌍둥이만 키우기로 했습니다만, 어쩌다가 제가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남편은 그냥 낳지 말자고 했지만,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차마 버릴수 없어서

낳은 아이가 지금 내가 이를 악물고 버티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막내는 지금 18개월째인데, 언제나 자기를 잘 돌보아 주던 언니들이 보이지 않자

무언가 자꾸만 이상한 분위기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인지 쌍둥이는 막내를 너무너무 사랑스러워 했습니다.

한달전쯤 롤러블레이드를 안전보호구와 함께 사주었을때  이제는 소원을 풀었다고

서로에게 말하며 활짝웃던 우리 쌍둥이!

아이들이 몇개월을 졸라대서 할수없이 사주었던 그 선물이 우리 쌍둥이에게

한동안 가장 큰 소원이었던가 봅니다.

우리 쌍둥이는 수영을 다니고 있었고, 학교에 가게 될 날을 손꼽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학교에는 가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지만...

나는 아이들을 소망유치원에 2년째 보내고 있었는데, 그 유치원은 상가건물 2층에

있는 환경이 그리 좋지않은 곳이었습니다.

엄마들은 많이들 아시겠지만 유치원에서 자꾸만 잡비를 요구하는데 소망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원장선생님은 자신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유치원을 운영한다고 이야기

해왔고, 실제로 내가 아는 많은 엄마들이 그렇게 알고 원장선생님을 보고

유치원에 보낸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중에 한사람이고, 원장선생님을 존경했었습니다.

그렇게까지 정직하지 못하고 무책임할것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콘도로 캠프를 갔었고, 올해는 원장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더욱

컸기때문에 장소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습니다.

어쨋든 이제 오후 2시15분에 어김없이 "엄마 다녀왔습니다!"라고 외치며

유치원에서 돌아오던 내딸들은 이제 정말 내곁에 없습니다.

하이텔 가족 여러분 !!

지금 저희 유가족들은 언론에 시달리고, 믿을수 없는 수사과정때문에 여러가지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차후에는 저희들의 어려움을 계속해서 국민여러분들에게 알리겠습니다.

앞으로 저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올바른 수사가 이루어질수 있도록

계속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언론은 이제 점점 조용해지고 있지만, 저희유가족들의 어려움은 이제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정말정말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가현, 고나현 엄마 장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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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쌍둥이 엄마입니다                              관련자료:없음        5/5

 보낸이:장정심  (nepertar) 1999-07-05 10:32 조회:1773  

 

 

 저는 요즘 날마다 청심환을 몇병씩 마셔가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그날 아침, 그러니까 6월30일 새벽 6시 15분이 막 지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남편은 그시간에 영어회화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남편이 나가자마자 시어머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캠프장에 불이 났다는 뉴스가 나온다며, 우리 아이들이 어디로 캠프를 갔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전 아무생각없이 TV를 켰고 씨랜드라는 이름이 나오자마자 숨이 멈추는것

 같았습니다. 곧바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현이네 집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이현이 언니가 부모님은 병원에 가셨고, 이현이가 병원에서 깨어나서 전화번호를

 말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만 엄마, 아빠가 오지않아서 울고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재빨리 남편에게 핸드폰을 했지만 이미 수업이 시작된 시간이었습니다.

 가깝게 사는 형부에게 전화를 해서 남편에게 연락해줄것을 부탁하고 다시

 시누이에게 전화를 해서 막내 지윤이를 돌봐줄것을 부탁했습니다.

 막 집에서 나오려는 순간 뉴스에 나오는 사망자 명단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믿을수 없었고, 곧바로 이현이 엄마에게 핸드폰을 해서 그 병원으로

 달려 갔습니다. 내 아이들은 없었고 어렵게 뾢아간 현장에는 앙상한 양철판들만

 남아 그곳이 사람이 잠을자는 장소였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포기할수 없었던 나는 또다시 쌍둥이를 뾢기위해 살아있는 아이들이 모여있는

 여관으로 갔습니다.

 얼굴이며 옷이 지저분해진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지만 거기에도 쌍둥이는

 없었고, 시체라도 찾기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달려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날 새벽 이현이 엄마가 가현,나현이의 소식을 묻자 전화를

 걸어주었던 그사람은 아직 그집에는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더랍니다.

 도대체 그새벽 몇시간동안 경찰서, 소방서, 그리고 화성군측에서는 무엇을

 하느라고 부모들에게 알리지 못하게 했을까요?

 엊그제 수사과정브리핑을 하겠다며 화성경찰서 수사과장이 분향소에 왔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저는 멍하게 그사람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계속되는 동안 저는 분개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유족중 한사람이 "수사가 주로 구속되어있는 사람들의 진술만을 토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것 같은데, 살아있는 아이들과 직접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아르바이트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느냐?"라고 묻자 수사과장의 대답은

 "그 아이들의 연락처를 알면 좀 가르쳐달라"였습니다.

 도대체 그사람은 수사를 제대로 하고있는건지, 이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있기는 한건지 정말 너무나도 기가 막혔습니다.

 원장의 남편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사과장은 그 남편이 발바닥에 3도화상을 입었다고 했지만, 유족중 한사람이

 "맨처음 도착했던 동수원남양병원에서는 경미한화상으로 다음날 바로 퇴원했다고

 하던데 3도화상이란 진단은 어디서 받은것입니까?"라고 묻자

"분당에 있는 병원입니다."라고만 이야기했고, 그병원의 연락처를 다시묻자

 그건 기억이 안난다며 알아봐야 겠다고 그자리에서 전화를 하더니 확실하게

 대답해 주지 않고 브리핑을 끝냈습니다.

 결국 그시간이후 유족들은 수사에 대한 강한 의혹을 갖게 되었고, 어떤 엄마는

 저더러 이제 그만 정신을 차리고 싸워야 할때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정직하게만 살아왔던 우리들은 국가로 부터 가장

 기본적인 생명에 대한 보호마저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이런식으로 수사가 계속 되어진다면,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끊임없이

 죽어갈것이고 자기 잇속만 차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은 계속 늘어만

 갈것입니다.

 정직하지못한 죄악이 얼마나 커다란 것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이 끔찍한

 세상이 너무나 무섭습니다.

 저희 유가족들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희생양으로 갔으니 이제 더이상 이런 참혹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언론은 이미 잠잠해지려하고 있지만  저희아이들을 계속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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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쌍둥이엄마입니다.                              관련자료:없음        3/3

 보낸이:장정심  (nepertar) 1999-07-06 17:16 조회:905   

 

 오늘 아침 뉴스보도에 화성군수를 귀가시켰다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어처구니 없게도 그사람은 혐의점을 찾을수 없었다는군요.

 화성경찰서에서 화성군수를 조사하고, 단 하루만에 그냥 돌려보내버리고 마는

 이런 아전인수격인 수사과정을 보고 우리는 더이상 도저히 참고 있을수 없습니다.

 우리국민중 누구 한사람,  이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

 을 겁니다.

 모기향 하나가 스무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고 하면, 온세상이 모두 웃을겁니다.

 아이들이 불에타고 있는동안, 바로 앞방에서 술을 마셨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오랜시간

 아무런 냄새도 맡지 못하고 있었다면 도대체 누가 믿겠습니까?

 이글을 읽으신 분들중에 혹시 번역가가 계시다면 지금부터 제글을 번역해서 인터넷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하이텔뿐만아니라 다른 모든 통신에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방금 저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다녀왔습니다.

시신확인작업을 하라고 해서, 우리 아이들을 만나보러 갔던것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사람들은 수많은 경찰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까맣게 타버린 시체라도 내자식을 확인해보겠다고 갔던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사람들은 경찰부터 철수시키고, 시신확인작업에 기자를 참석시키겠다는 우

 리 유가족들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국민여러분!

 만약에 내자식이 어느날 갑자기 숯덩이가 되어서 돌아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

 습니까?

 이나라 이땅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 모두의 자식들의 안전하게 잘 성장하기를 바라신다

 면 지금 이사건을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합니다.

 더이상 우리는 화성경찰서의 수사과정을 보고만 있을수 없습니다.

 정부당국에서 직접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처음부터 다시 전면 재수사 해줄것을 강

 력하게 촉구하는 바입니다.

 

 국민여러분! 힘을 모아주십시오.

우리의 힘만으로는 너무나도 미약합니다.

 이나라 이땅에 있는 모든 시민단체, 자식을 키우고 계시는 우리 모든 부모들이 함께

 나서서 전면재수사를 촉구하는데 힘을 모아주십시오.

 

 너무나도 비참하게 고통받으며 죽어간 우리의 작은 영혼들이 더이상 눈물흘리지 않도

 록 해야합니다.

 이제는 더이상 이런 불행이 계속되어서도,  세계의 조소거리가 되는 일이 결코 또다시

 일어나서도 안되지 않겠습니까?

 

 국민여러분 도와주십시오!

부탁합니다.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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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쌍둥이엄마입니다.                              관련자료:없음        5/5

 보낸이:장정심  (nepertar) 1999-07-07 20:35 조회:777   

 

 지금 서울시 강동교육청지하에 있는 씨랜드희생

 자 합동분향소에는 그 유가족들이 거의 집에도

 들어가지못하고 숙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식당한켠에 항상 비어있는 자리가 있었습

 니다. 바로 황소희라고 쓰여진 하얀종이가 붙어

 있는 자리입니다.

 소희는 외동딸인데, 엄마가 몸이 많이 약해서 어

 렵게 얻은 아이라고 합니다.

 혼자인 아이는 또 있습니다.

 오영종이라는 아이도 외동아들인데, 영종이엄마

 는 계속해서 직장생활을 하느라고 영종이를 직

 접 키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분향소가 마련되고 영정사진이 들어왔지만, 영종

 이엄마는 정신을 잃어서 아이의 사진을 직접 놓

 아주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이젠 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리기위해 노력

 하고 있지만 영종이엄마의 심정을 누가 짐작이나

 할수 있겠습니까?

 

 소희엄마의 이야기는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사고이후 소희엄마는 계속해서 병원에 입원하고

 있습니다. 수면제와 안정제를 맞아가며 잠을자

 고, 깨어나면 또다시 울기만하다가 다시 잠이들

 곤 한답니다.

 

 저는 비록 두아이를 한꺼번에 잃었지만, 자신의

 전부를 잃어버린 영종이엄마와 소희엄마의 그 아

 픔을 생각한다면, 어찌 감히 비교가 될수 있겠습

 니까?

 

 더구나 참혹하게 죽어갔을 그 아이들의 마지막

 을 생각하면, 밥을 먹고 잠을자고 숨을 쉬고 있

 다는것 까지도 너무나 죄스럽기만 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정직하지 못해서 저지른 잘못때문

 에 천진하기만한 우리 아이들이 죽어간것입니다.

 오늘 저녁, 이현이엄마가 편지 한장을 가지고 분

 향소에 왔었습니다.

 

  여기에 그 편지를 옮깁니다.

 

 쌍둥이에게

 가현아, 나현아 너네 어디로 갔니?

 내가 병원에 있을때, 너네 엄마가 나를 보고 울

 었는데 왜 우는지 나는 모르겠어.

 

 가현아, 나현아

내가 지금 편지쓰는거 아니?

 유치원끝나고 너가 우리집에 와서 로라스케이트

 타고 재미있게 놀았는데, 이제 너가 없으니 누구

 하고 노니?

 

 수영장에서 친구들이 물장난칠때 나현이 너가 나

 를 도와주었지.

 

 가현,나현아

 오늘이 너희들 생일이지?

 나를 초대하기로 했잖아.

 

  가현아,나현아

너네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

 보고싶다. 가현아, 나현아.

 

             7월3일    이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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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쌍둥이 엄마 입니다. -6번째-                    관련자료:없음      10/10

 보낸이:장정심  (nepertar) 1999-07-10 00:45 조회:198   

 

 날마다 밤 11시경이되면 어김없이 분향소에 나타

 나는 분이 한분 계십니다.

 젊은 스님한분이 오시는데, 한참동안 죽은 영혼

 들의 명복을 빌어주고 가시곤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마음아파

 하고 계시지만, 사건의 진상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고 있지

 않은 듯 합니다.

 

 유족들이 마음아파하고 경황없이 슬퍼하고 있는

 동안, 화성경찰서에서는 끊임없이 왜곡되고 축소

 된 사실만을 계속해서 유출하고, 언론에서는 그

 것들이 모두 사실인양 보도하고 있는 현실에 분

 노를 금할수 없습니다.

 

  화성군수를 소환했다가 풀어주고, 또다시 소환하

 고 하면서 계속 시간만 끌고있는 화성경찰서 스

 스로가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이사건을 해결할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일단 저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이 사건의 의문

 점 몇가지를 제시하려합니다.

 

 첫째,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화재가 진압되고

 몇시간이 지나도록 관계당국에서는 왜 부모들에

 게 연락을 하지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제가 첫

 번째로 올린글을 읽으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이현

 이(같은 아파트에 살고, 이번 화재때 살아돌아

 온 쌍둥이 친구)엄마가 우리쌍둥이 소식을 묻자

 119대원이라고 밝힌 그사람은 우리집에 연락하

 지 말라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뉴스를 보고 자식의 죽음을

 알았습니다.

 

 둘째, 교통사고가 나도 현장은 보존되어야 하는

 법인데, 이렇게 커다란 사건에서 경찰은 부모의

 동의도 없이 사고 현장을 째끗하게 정리해 버렸

 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아이들이 정확하게 어떤 모

 습으로 죽었는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그 자리에 두었더라면 내가 직접가서 내 아

 이를 뾢을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아마도 우리 쌍둥이는 꼭 껴안고 죽었을 것만 같

 습니다.

 도대체, 경찰이 시체를 그런식으로 처리하고, 사

 고현장을 은폐해야만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셋째,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신력있는 기관이라

 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최소한 두달걸린다고

 말하던 시신확인을, 어떻게 단 4일만에 모두 마

 칠수 있었나 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판단자체를 완전하게 잘못한것이었는

 지, 아니면 이 수사를 빨리 매듭지어야할 또다

 른 이유가 있는것인지 의심하지않을수 없습니다.

 

 

 넷째, 바로 앞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선생

 님들은 어떻게 아이들의 울부짖음을 듣지도, 무

 언가 타는듯한 냄새를 맡지도 못하고 그렇게 오

 랜 시간이 흘렀나 하는것입니다.

 301호를 처음 발견했을때는 도저히 손을 쓸수 없

 었다고 모든 증인들이 이야기하고 있고, 아이들

 은 창문아래 모여서 죽어있었다고 한다면, 한참

 동안 불이타고 있었다는 말이되는데 어른세사람

 이 서면 꽉찰 정도의 복도를 사이에 둔 314호에

 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건 도저히 납득하

 기 힘듭니다.

 

 다섯째, 모기향 때문에 불이났고 301호의 문이

 잠기지 않았었다고 한다면, 7살이나 된 18명의

 아이들중에 어떻게 밖으로 나온 아이가 한명도

 없었나 하는점입니다.

 설사 살아남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복도에서라

 도 죽은아이는 단 한명도 없었고, 불은 순식간

 에 번졌다고 하는 것은, 수사내용이며 국과수의

 원인규명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수 있게 하는

 사실입니다.

 

 이번 참사에대한 수사가 왜 이런식으로 진행되어

 야 하는지는 지역사회인 화성군내에서 군수가 차

 지하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아래 기사를

 보면 명확하게 알수 있습니다.

 

 

 (화성=연합뉴스)김인유기자=8일 오전 '씨랜드'청

 소년수련원 인.허가 과정에서의 비리 혐의를 받

 고 있는 김일수(59)화성군수가 입원해 있던 경기

 도 화성군 남양면 동수원남양병원 606호 병실

 병실 출입문 앞에는 4-5명의 청년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 채 병실을 지키고 있었고

 병원 주변에도 3백여명이 넘는 김군수 지지자가

 몰려 있었다.

 

  '김군수 보호회'회원이라고 밝힌 이들은 대부분

김군수의 입원소식을 듣고 달려온 화성군 농촌문

 제연구회와 4-H클럽 등의 소속회원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7일 오후부터 김군수

와 함께 서신면사무소에 설치된 씨랜드 사고 상

 황실에서 밤을 새우다 김군수가 쓰러지자 병원으

 로 옮긴 사람들이었고 나머지는 입원소식을 듣

 고 새벽에 병원으로 달려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김군수에 대해 취재하려는 기자들의 출입

을 막는 등 김군수 보호역을 자임하면서, 김군수

 의 씨랜드 인.허가 과정에서의 비리혐의에 대해

 수사하는 경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농촌문제연구회 김모(46)씨는 "어린이가 19명이

나 숨진 이번 씨랜드 화재참사에 대해 군수님을

 비롯한 모든 주민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

 다."며 그러나 경찰이 평생 농민들을 위해 일해

 온 김군수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 양 확인되지도

 않은 혐의를 적용하려는 것은 이해할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김씨는 또 "경찰과 언론이 화성군 행정책임자라

고 해서 김군수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

 은 '마녀사냥식'으로밖에 볼 수 없는 처사"라며

 경찰과 언론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 40분께 경찰의 소환에 응

 한 김군수가 병실문을 나서 화성경찰서로 가려

 고 차량에 탈 때까지 김군수 주변을 에워싼 채

 보호임무를 끝까지 완수했다.

 이 병원에 있는 환자와 가족들은 '어린이 대형

 화재참사'와 관련, 비리혐의를 받고 있는 김군수

 에게 보내는 이들의 절대적인 믿음과 지지의 모

 습을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여러분!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무엇때문이었는지, 확실하

 게 진상이 규명될때까지 저는 최선을 다해 싸우

 겠습니다.

 그것만이 미처 피어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

 나간 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엄마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쌍둥이는 인중이 길어서 오래살거라는 이야

기를 들었었답니다.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땅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의 모든 아이들에게

 이런일은 언제든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사

 실을 주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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