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4가지 빛깔의 사랑

인쇄

김선주 [zizibe76] 쪽지 캡슐

2001-10-09 ㅣ No.8382

< 하나 >

 

어느 날 남자 하루살이가 태어났다.

 

세상은 너무 아름다웠다.

 

맑은 공기, 파란 하늘, 시원한 바람..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나 여자 파리.

 

둘은 정말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여자 파리 : 우리, 내일 만나~

 

하루살이 : ...

* 결국 스쳐지나갈 수 밖에 없는 사랑이 있다.

 

 

 

< 둘 >

 

곰 한 마리가 강물에서 연어를 잡아먹고 있었다.

 

그런 그 앞에 나타난 꽃잎.

 

곰은 순간 이끌려 꽃잎을 먹었다.

 

향긋한 내음과 달짝지근한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 다음날부터 곰은 연어 대신 꽃잎만 먹기 시작했다.

 

그런던 곰은 결국 병원에 가게되었다.

 

의사 : 도대체 무얼 먹으며 살았길래 이렇게 마른건지?

 

곰 : 꽃잎이요.

 

의사 : 앞으로는 절대로 꽃잎을 먹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계속 꽃잎을 먹는다면 결국 당신은 죽게 될거예요.

 

그러나 강에서 놀던 곰에게 다시 꽃잎이 흘러 내려왔다.

 

다시 꽃잎을 먹은 곰.

 

결국 곰은 다시 병원에 가게 되었고 또 한번 다짐을 받았다

 

그렇지만 강에서 놀던 곰에게 또 꽃잎이 흘러오고 있었다.

 

’저 꽃잎은 매일 위에서 흘러내려오는데 위에는 그렇다면.’

 

강 위를 거슬러 올라간 그곳에는 꽃밭이 있었다.

 

너무 흥분한 곰이 꽃잎을 마구 따먹고는 죽게되었다.

* 독이 되는 사랑이 있다.

 

 

< 셋 >

 

어렸을 때부터 친남매처럼 자란 개미 둘이 있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서로에게 이끌리게 되었고,

 

서로를 사랑하지만 먼저 말을 꺼내는 개미가 없었다.

 

그런던 어느 날..남자 개미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했다.

 

’...I love you ’

 

그 말을 들은 여자 개미.

 

’난 그를 사랑하는데 그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여자 개미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여자개미가 남자 개미를 찾아갔다.

 

’...Ich liebe dich ’

 

 

그 날을 들은 남자 개미.

 

’난 여자 개미를 사랑하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난 이미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결국 둘은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한채 헤어지게 되었다.

* 표현방법이 틀린 사랑이 있다.

 

 

 

< 넷 >

 

배추 벌레 두 마리가 있었다.

 

둘은 서로를 사랑했다.

 

둘이 햇볕을 즐기고 있던 어느 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너무 놀란 둘은 서로를 확인하지도 못하고 배추안으로 숨었다.

 

남자 배추벌레는 여자 배추벌레가 배추 안에 들어왔는지 궁금했다.

 

비가 그치고 밖으로 나간 남자 배추벌레,

 

애타게 여자 베추벌레를 찾았지만 그 어디에도 그녀는 없었다.

 

비에 쓸려가버린거라 생각한 그는 결국 목숨을 끊었다.

 

한편 배추 안으로 숨었다가 잠이 들어버렸던 여자 배추가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그가 죽어있는 것이었다.

 

너무 놀란 여자 배추벌레가 울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그렇게 울다가...

 

잠이 든 여자 배추벌레.

 

그렇게 반복되며 몇일이 흘렀다.

 

어느 날 울다지친 여자 배추벌레가 잠에서 깨었다.

 

그런데 너무 배가 고픈 것이었다.

 

그런 여자 배추벌레 앞에 놓여있는 싸늘한 남자배추벌레.

 

여자 배추벌레는 남자배추벌레를 먹기 시작했다.

* 결국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어서 어서 하얀 눈이 소복히 내려

눈 내린 산길을 혼자 걸어보며

앞서 간 짐승의 발자욱을 쫓아

아무런 생각없이

열심히 따라가고 싶습니다.

내 갈 길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내 갈 데까지 데려다 주고

그 발자욱 흔적조차 없어지고...

모든 걸 주기만 하고

내 곁을 소리없이 떠나가버린

어떤 사랑같아

나 오늘 그 산 속에 앉아 숲처럼 소리 죽여 울고 싶습니다.



5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