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봉사자를 위한 봉사-미리내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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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철 [ch033] 쪽지 캡슐

2000-03-20 ㅣ No.620

 어제 계획에 없던 미리내 성지 순례를 다녀 왔다.성당 예비 신자들 성지 순례길에 함께 참여한 것이다.버쓰 출발 시간에 차질이 생겨서 예정보다  늦게 현지에 도착, 즉시 점심 식사를 하고 순례 순서에 들어갔다.

먼저 천주 성삼상에서 시작하여 성모칠고의 길,게쎄마니 동산길 순례를 마치고 2시에 103위 성인 기념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다.미사후 성당 2층의 순교 형장 관람후 경당에 들려 김대건 신부님의 행적가 묵상과 신부님 유해에 친구를 하였다.물론 이외에도  넓은 성지의 여러 곳을 돌아 보며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와 성지 성화 작업을 보았다.

 

자생적으로 발생한 한국 천주교회의 신앙 선조들은 국가의 엄청난 박해에도 불구하고 꾿꾿하게 신앙을 지키며 순교 하였다. 당시의  어려움과 지금을 비교해  볼 때  후손 으로서 부끄러운 생각도 들어 신앙의  자유를 누리는 이 시대에  다른 형태로라도 그 분들을 닮아가야 할 것이 아닐까  생각도 했다.

 

  특히 김대건 신부님은 젊은 나이에 한국 교회의 기틀을 세우고자 애 쓰시다가 26세 꽃다운 나이에 순교 하셨으니 애통하기 그지 없으나, 그 분의 뿌린 씨앗이 현재 2,800 여명에 이르는 신부님을 만드셨으니  그 또한 하느님의 섭리가 아닐까?

 

 성지 오른쪽 동산에 꾸며진 "성모 칠고의 길"은 성서에 근거한 성모님의 일곱가지 큰 고통을 형상화 한 곳. 1.시메온의 예언, 2.에집트로 피난가심, 3.예루살렘 성전에서 예수님을 잃으심,4.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만나심, 5.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음을 보심,6. 예수님의 성시를 십자가에서 내려 품에 안으심,7. 예수님 무덤에 묻히심을 보신것의 일곱가지로 성모님께서 천주의 모친으로서 은총을 충만히 입으셨지만 아드님의 구속사업에 동참하여 많은 고통을 받으신 것을  묵상하며 기도 드리는 길로 "게쎄마니 동산"에 연결되어 우리는 설명을 듣으며  묵상하고, 기도하며 행렬을 하였다.

 

 돌아 올때 버쓰에서 자기 소개와 성지 순례에 대한 소감 발표가 있었다. 순례 의 참가자는 예비 신자와 그 봉사자,그리고  대부 대모 될 분들인듯 했다.나는 그  어느편에도 들지 않아  내 차례는 빼 주었으면 했다.그러나 진행을 하는 홍석중 바오로씨는 내 차례가 되자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나는 이름과  본명을 말하고 봉사자도 아니고 또 예비자도 아니어서 할 수 없이 "홍석중 바오로씨가 심심 할까봐 같이 따라온 사람이니까 , 나는 봉사자를 위해 봉사차 온 사람" 이라고 사실대로 소개했다. 다른 분들이 우스운지 웃었다.

 토요일 성지순례 준비 모임에 모니카 대신 참석하였을때 참가자,봉사자들이 주로 자매님들이고  남성은  소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인솔할 홍바오로씨에게 누군가 남자로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전에 몇차례 미리내성지 순례를 한적이 있고하여,... 남이 장에 간다고 해서 따라간 격이 되었지만,이번 성지 순례는 내게 있어서 가장 알찬 순례 여정 이었다. 전에는 주로 행락철에 다녀서인지  순례객이  많아   안내자의 설명도 별로 없었던 것 같고 또 각 순례 장소에서 기도도 하는둥 마는둥 주마간산격으로 지나쳤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젬마 원장 수녀님의 사전 준비가 있었고, 또 순례객이 계절 관계로 많지 않아 오붓하게 설명을 듣고 기도 할 수가 있어서 좋았다. 늦게 도착 했지만 예정된 스케줄 중에서 십자가의 길만 제외하고 모두 시간 내에 마칠 수 있었다.

 

 참가자 모두가 하루의 순례길에 만족 하는 것 같았다.  아침  정시에 출발을 했더라면 쌀쌀한 봄바람 맞으며  하루 온종일 걸리는 긴 스케줄 때문에  예비 신자로서는  좀 춥고 지루한 하루였을지도 모르는데, 출발이 늦어져  좀 바쁘게 일정을 소화 한것이 오히려 밀도 있고 알찬 시간을 보내게 했으리라 생각한다. 버스 안에서 소감을 밝힌 한 형제는 " 평생에  처음 성지 순례를 했다"며 "앞으로 자주 이런 순례를 다니겠다"고 했고 성서 말씀의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된다는 말씀대로 지금은 꼴찌이지만 첫째 가는 신앙인이 되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버쓰가 늦어 아침에 짜증이 낫지만 그것도 모든것이 하느님의 섭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쯤되면 나는 봉사자를 위한 봉사의 목적외에 하느님의 은총도 입고  

신앙의 체험도 더 하고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첫 결실로  영세 받을 분들과 친교도 가졌으니 덤이 더 많은 하루가 아니겠는가.인사가 늦었지만 이런 체험을 갖게 기회를 주신 4월 9일에 영세를 받을 예비신자 여러분께 하느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기  빕니다. 또 그 동안 예비 신자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신 신부님 , 수녀님, 봉사자 여러분 !  노고에 주님의 축복이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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