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부활하신 주님께 찬미드립니다.

 

또 오랫만에 게시판에 들어온 자칭 왕언니이며 왕누나인 아녜스입니다.

 

지난 부활대축일에 계란 받으셨습니까?

 

자매님들이 삶고 그리고 포장하고... 4일을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신 자매님들께 감사하면서 달걀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토요일 부활성야 때 야식으로, 대축일에는 저녁으로 얌얌얌...

 

식목일이며 한식인 어제 성묘 잘 다녀오셨습니까?

 

저는 푹 쉬었습니다. 10시까지 안 일어나려고 애쓰며 열심히 잤습니다.

 

그러다가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부활계란 또 얌얌얌하고

 

(도데체 몇 개를 가져간거야?)

 

안소니 홉킨스(양들의 침묵에 나왔던 사람이 이 사람 맞습니까?)와

 

데보라 윙거가 나오는 <섀도우 랜드>라는 비디오를 봤는데,

 

"지나간 나날들"을 보고 주무신 분들은 또 주무실 수도 있지만,

 

저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되서 간략한 내용을 적어볼랍니다.

 

형제인 위니와 존은 그 유명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입니다.

 

동시에 둘다 노총각입니다. 나이가 나오던가? 제가 추측하기에

 

40대 후반쯤? 어찌보면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기보다는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완성하기 위해 살아갈 나이라고 할까...

 

어쨌든, 옥스퍼드대 교수이며 아동학자로 동화작가인 존은

 

어느날 독자인(앗, 이름이 생각 안난다. 일단, 루이스라고 합시다.

 

이게 제 한계입니다. 이해해 주세용~)

 

루이스로부터 1통의 편지를 받습니다.

 

자기는 미국인이며 영국을 여행하고 있는데 옥스퍼드에 가면

 

한번 만나고 싶다고요.

 

두 사람은 약간의 흥미를 느끼며, 동시에 싸인이나 받고 자기가

 

쓴 글을 보라고 할지도 모를거라고 아주 흔한 그리고 평범한

 

팬 중의 하나일거라고 치부합니다.

 

그러나, 막상 루이스를 만난 두 사람은 루이스의 지성과

 

논리적 사고에 할 말을 잃고 이런 여성도 있다는 사실에

 

계속 놀라워 하며, 급기야 집으로 초대를 하게됩니다.

 

집에 아들 더글라스와 함께 방문하고, 나아가서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고, 결국 존은 루이스의 상처를 보게 됩니다.

 

남편이 알콜중독자인데 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루이스에게 이혼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존은 루이스에게 연민을 느끼지만 그 과정이나 연기가 전혀

 

상투적이지 않고 담백하고 인간적입니다.

 

루이스는 미국으로 돌아가고, 두 형제는 또다시 이전의

 

건조한 생활로 돌아가지만 이전의 생활과는 확연히 틀리지요.

 

루이스가 남편과 이혼하고 런던으로 와서 정착하게 되고

 

시민권을 위해 존에게 위장결혼을 부탁하고, 존은 친구로써

 

흔쾌히 승락합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변하는 과정에 몇가지 사건이 생겨나고

 

결정적으로 루이스가 병원에 입원하고 죽음에 이르는 병(암)이라는

 

판명을 받게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진정으로 하느님 앞에서 사랑을 맹세하며 결혼합니다.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의 육체적 고통과 그것을 바라보는 가족의 고통...

 

과연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부인을 잃은 남편과 어머니를 잃은 아들이 서로

 

위로할 수 없을 정도의 슬픔과 가슴저림을...

 

죽음의 문턱에서 힘들게 숨을 허덕이는 루이스에게 존이 말합니다.

 

"이젠 편히 지내요, 내 사랑"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프지만, 보내고 싶지 않지만,

 

살려달라고 억지쓰지 않고 무엇을 할지 몰라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천국에서 당신과 함께 지내리라 믿으며, 이 고통을

 

자신을 완성시키시려는 조각가(하느님)의 끌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임종을 지키는 이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루이스가 말합니다.

 

"내가 죽은 후에 당신이 느끼는 고통은

 

지금 느끼는 행복의 일부분이에요."

 

이 글을 보신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그 가족을 위하여

 

화살기도 한번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