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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수 [mr.vin] 쪽지 캡슐

2000-02-17 ㅣ No.289

 한번 읽고 느끼는바가 있어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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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가던 어느 한 할아버지, 예고도 없이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마침 옆에있던 버스정류장의 한 처마(?) 밑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거기에는 일찍 부터 와있던 한 청년이 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땜에 우산없이 이리저리 방황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그 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죠.

 

워낙 작은 처마(?)라 몇 사람 모이지 않아 꽉차고 말았습니다.

 

근데 저기서 어떤 아줌마가 이 버스정류장을 향해 막 뛰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둘러보며 저 아줌마가 들어올만한 자리가 있나..

 

열심히 살폈지요.

 

 그 버스정류장의 지붕밑은 이미 완전 포화상태로 한치의 빈틈도

 

없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세좋게 달려오던 그 아줌마!  염치없게도 온 힘을

 

다해 지붕밑으로 파고 드는데,그 힘에 밀려 그만, 젤 첨에 와있던 청년이

 

튕겨나가고 말았습니다.

 

그 청년은 기가막혀 버스정류장 지붕밑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죠.  

 

다들 머쓱한채로 딴 데를 쳐다보며 청년의 눈길을 피하고만 있었더래요.

 

그때 두번째로 들어왔던 할어버지가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보게 청년, 세상은 다 그런거라네... "

 

그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돌아서 청년은 뛰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잠시후....그 청년은 되돌아 왔습니다. 비닐우산 한보따리와 함께...

 

돌아온 청년은 그 비닐 우산들을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죠.

 

그러면서 할아버지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 할아버지, 세상은 꼭 그런것만은 아닙니다. "  

 

청년이 가고난후 사람들은 머쓱이 서있다가 하나,둘 우산을 들고 각기

 

제 갈길을찾아 뿔뿔이 흩어졌죠.

 

마지막까지 버스정류장에 남아 있던 할아버지는 무언가 골돌히 생각터니,

 

가만이 우산을 정류장에 놓고 비를 맡으며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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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운이 길게 남은 얘기죠?  글쎄요..

 

청년과 할아버지..이 얘기를 지은사람이 우리에게 무슨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이 할아버지는 너무나고 오랜세월을 그렇게 세상과 함께 살아왔고,

 

또 그것이 진리며 순리라고 믿어온 사람입니다.

 

청년은? 한마디로 열정적인 젊음을 지닌, 세상의 순리라고 주어진 틀에 맞추

 

어 그냥 그렇게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바꿈"과 "변화"의 의지가 넘치는

 

청년이죠.

 

이 얘기에서 중요한 초점은 할아버지인것 같습니다. 이미 오랜세월을 그것이

 

순리라고 믿고 살아온 할아버지.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엔 너무나 오랜세월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지만, 청년의 행동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줌니다.

 

다음에도 비를 피해 그 지붕밑에 들어올 사람을 위해 자기우산을 놓고 가는 작은 실천...

 

작은 변화에도 조차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일반적인 우리네 모습을 볼때  

 

할아버지의 행동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 아닐수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 아직도 이런 이웃들이 남아있다는게 얼마나 가심벅찬 여운을

 

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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