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루가 1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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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1-12-13 ㅣ No.8218

 

약은 청지기의 비유

 1  그리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있었는데 청지기를 두었습니다. 그는 이 청지기가 자기 재산을 낭비한다고 고발하는 말을 듣고

 

 2  그를 불러 ’자네에 관해 이런 (말)이 들리는데 어떻게 된 건가? 이제부터 자네는 청지기 노릇을 못할 터인즉 자네의 청지기 일을 청산하게’ 하고 말했습니다.

 

 3  그러자 청지기는 속으로 말했습니다. ’주인이 내게서 청지기 자리를 빼앗으려 하니 어떻게 할까?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하구나.

 

 4  옳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다. 내가 청지기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자기네 집에 맞아들이게 해야지.’

 

 5  그래서 그는 자기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렀습니다. 그가 첫째 사람에게 ’당신은 내 주인에게 얼마나 빚졌소?’ 하고 물으니

 

 6  그 사람은 ’기름 백 말이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그에게 ’당신의 빚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앉아서 얼른 쉰 말로 적으시오’ 하고 일렀습니다.

 

 7  그러고는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나 빚졌소’ 하고 물으니 그는 ’밀 백 섬이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그에게도 ’당신의 빚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여든 섬으로 적으시오’ 하고 일렀습니다.

 

 8  그런데 주인은 불의한 청지기를 칭찬했습니다. 그가 슬기롭게 처신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세상의 아들들이 자기네 세대끼리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슬기롭습니다.

 

 9  그러므로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불의한 마몬으로 친구들을 만들어, 그것이 없어질 때 그들이 여러분을 영원한 초막에 맞아들이도록 하시오."

 

재물에 관한 말씀

10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충실하고, 지극히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불의합니다.

 

11  그러므로 여러분이 불의한 마몬을 (다루는) 데도 충실하지 못했다면 누가 여러분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습니까?

 

12  또한 여러분이 남의 것에 충실하지 못했다면 누가 여러분에게 여러분의 것인들 내어주겠습니까?

 

13  어느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습니다. 사실 한편을 미워하고 다른편을 사랑하거나 한편을 받들고 다른편을 업신여길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과 마몬을 (함께) 섬길 수는 없습니다."

 

위선. 율법. 이혼에 관한 말씀

14  돈울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를 비웃었다.

 

15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이들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마음을 알고 계십니다. 사실 사람들 가운데서 높은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흉물입니다.

 

16  율법과 예언자들의 (시대)는 요한까지입니다. 그 후부터는 하느님 나라가 복음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모두 거기에 (들어가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17  율법에서 한 획이 빠지기보다는 하늘과 땅이 사라지는 것이 오히려 쉽습니다.

 

18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누구나 간음하는 것입니다. 또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도 간음하는 것입니다."

 

부자와 라자로의 예화

19  ’어떤 부유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자색옷과 모시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습니다.

 

20  그런데 라자로라는 어떤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그 (집) 대문 곁에 누워

 

21  부자의 음식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들로] 배를 채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았습니다.

 

22  그러다가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의 품으로 데려갔습니다. 부자도 죽어서 묻혔습니다.

 

23  부자는 지옥에서 고통을 받다가 눈을 드니 아브라함이 멀리 바라보이고 라자로는 그 품안에 있었습니다.

 

24  이에 부자는 소리를 질러 ’아브라함 조상님,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라자로를 보내어 그의 손가락 끝을 물에 적셔다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저는 이 불길 속에서 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25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했습니다. ’얘야, 돌이켜 생각해 보아라. 너는 생전에 복을 누렸지만 라자로는 그만큼 불행을 겪었다. 그래서 지금 그는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심한 고통을 받는 거다.

 

26  더군다나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텅이가 가로놓여 있어서 여기에서 너희에게 건너가려 해도 할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에게 건너오지도 못한다.’

 

27  그러자 부자는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조상님, 조상님께 청하오니, 라자로를 제 아버지의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사실 제게는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29  그러나 아브라함은 ’저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으면 된다’ 하고 일렀습니다.

 

30  그러자 부자는 ’안됩니다, 아브라함 조상님! 죽은 이들 가운데서 누가 저들에게 가야만 회개할 것입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31  그러나 아브라함은 그에게 ’저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누가 다시 살아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했습니다."

 

 

* 약은 청지기의 비유나 부자와 라자로의 예화를 통해서 주님은 우리가 이웃에게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를 간절하게 바라십니다. 비록 내 것이 아니라 할 지라도 그리고 그 의도가 바로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할 지라도 나눔 그 자체로서 주님은 슬기롭게 처신한 것으로 칭찬하십니다. 사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것을 자신만을 위해 쓰면서 나눔에 인색한 부자처럼 이웃에게 무관심할 때,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무관심하시며 하느님께 부자의 이름이 기억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이름도 기억되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내것이라고 움켜 쥐고 있는 것들은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두신 것이며 우리는 그저 청지기 일 따름인데, 우리는 마치 우리 자신이 그 주인인양 착각을 하며 움켜쥐고 빼앗기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댑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청지기임을 기억하면서 우리 주변의 더욱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그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사는 따듯한 삶을 준비하고 가꾸어야 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나눔에 너그럽고 용서에 인색하지 않게 해주소서. 그리하여 세상에 빠져서 주님을 멀리하기보다는 오히려 주님을 더 섬기며 사랑하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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