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만남......

인쇄

김명옥 [honeyo] 쪽지 캡슐

1999-12-06 ㅣ No.911

    우리는 만남 속에서 산다.

    사교적이든지, 비사교적이든

    싫든, 좋든지 간에

    만남 속에서 우리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가족을 만나고,

    이웃을 만나고,

    친구를 만나고,

    그러다 새롭게 누군가를 만나고...

    전화로 만나고,

    글로 만나고,

    직접 대면하여 만나고...

    

    그 많은 만남 속에서

    결국은 ’나’를 만나고...

    

    ’너’를 알기 위해 만나지만,

    결국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고집스런 ’나’를 만나고,

    때로는 "내게도 이런 모습이...?"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한 의외의 ’나’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만남 속에서 갖게 되는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는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자기의 잘못이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대는 그대로 존재하는데,

    본인이 자기의 눈으로 상대를 보고,

    자기의 잣대로 상대를 저울질하고,

    자기의 판단으로 상대를 그리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상대를 보면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실묘사를 하지 않고,

    한쪽 면에서 바라본 시각만으로 그리기 일쑤이다.

    심지어는

    인물화를 그려야 하는데,

    추상화를 그리고 마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입체적이다.

    따라서 어느 한쪽면에서만 본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일면만 알 뿐이지

    제대로 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을 잘못 보았다느니,

    저 사람은 어째서 싫다느니 하고,

    쉽게 평가를 하고 만다.

    

    이제 우리는 사람을 대할 때 있어서

    ’시각’을 바꿔보자...

    한쪽면에서만 보고 다 아는 듯이

    멋대로 기대하고

    제풀에 실망하지 말고,

    때론 뒷면에서까지,

    아니 그 사람의 안에 들어가서

    그 사람의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해보자...

    

    그리고, 내가 끼고 있는 안경의 먼지도 닦아내고,

    맑고 투명한 시선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 보고,

    숨결이 살아있는 인물화를 그려 보자...

    정감있는 터치로...

    

    아니,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쁜,

    그런 사람일 수 있기를 희망하자...

    서로에게 있어......

    



6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