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성당 게시판

공릉동청년 송년의 밤 공동체미사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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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fromrahel] 쪽지 캡슐

2002-12-26 ㅣ No.1486

2002. 12. 25 청년 송년의 밤-공동체미사중에서..

 

해마다 찾아오는 겨울. 성탄이지만 오늘은 문득 우리들의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처음엔 뭣모르고 열심히 따라부르고 함께 배웠지만, 사춘기를 지나고 어른이 되는 모습 속에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자라난 또다른 우리들의 모습에 못이겨 반항도 하고 더러는 냉담도 해 보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이자리에 함께 모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당신의 사랑 때문입니다.

 

단체활동을 하면서 혹은 성당 안에서 보여지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반성해보면 왜 그리도 많은 시간 당신을 잊었는지 모릅니다. 당신을 앞세우고 계획했던 행사들인데 인간적인 갈등이나 개인적인 소외감, 서운함들로 십자가를 얼룩지게 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가 차마 당신을 져버리지 못하는 큰 이유가 무엇인지 당신은 알고 계십니까?

그것은 바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해 주시는 당신을 저희가 느끼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조만간 날 위해 손 내밀어주실 당신의 그림자를 우리가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손 내밀어 주실 때에 "예"하고 대답할 용기마저 주시는 당신을 말입니다.

 

매일 신앙고백을 하고 주일마다 단체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지만, 어느순간 흔들리고 무너져버린 스스로의 모습에 화가 날 때도 있었고, 어린시절과 달리 무엇에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부담과 남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면서 겪게 되는 많은 갈등 속에서 가끔은 신앙인의 자리를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린 당신을 넘는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우리의 모습이 나약하고 어설프더라도 저희는 먼 훗날까지 당신을 바라며 살아갈 사람들입니다. 가야 할 길이 먼 우리들의 삶에 빛으로 다가오신 당신을 한없이 사랑할 수 있는 힘만이 오늘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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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 25일  신앙고백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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