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성당 게시판
[수초]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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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안에서
- 이해인
누군가 내 안에서
기침을 하고 있다
겨울나무처럼 쓸쓸하고
정직한 한 사람이 서 있다
그는 목 쉰 채로
나를 부르지만
나는 선뜻 대답을 못 해
하늘만 보는 막막함이여
내가 그를
외롭게 한 것일까
그가 나를
아프게 한 것일까
겸허한 그 사람은
내 안에서
기침을 계속하고
나는 더욱 할 말이 없어지는
막막함이여
詩........ 요즘들어 이렇게 마음에 와 닿은 詩는 정말 드물었습니다.
오늘 조금은 무겁고 막막함으로 늦은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몇단어 않되는 이 단어들이 ’옹기종기’모여서 이렇게 아름다운 말을 만들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앉고 있어야 하는 이 문제에 하느님께서 뭔가 하실 말씀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