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성당 게시판

[수초]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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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혜 [minette] 쪽지 캡슐

2001-03-17 ㅣ No.1223

   누군가 내 안에서

 

 

                              - 이해인

       

 

   누군가 내 안에서

 

   기침을 하고 있다

 

   겨울나무처럼 쓸쓸하고

 

   정직한 한 사람이 서 있다

 

   그는 목 쉰 채로

 

   나를 부르지만

 

   나는 선뜻 대답을 못 해

 

   하늘만 보는 막막함이여

 

   내가 그를

 

   외롭게 한 것일까

 

   그가 나를

 

   아프게 한 것일까

 

   겸허한 그 사람은

 

   내 안에서

 

   기침을 계속하고

 

   나는 더욱 할 말이 없어지는

 

   막막함이여

 

 

 詩........

요즘들어 이렇게 마음에 와 닿은 詩는 정말 드물었습니다.

 

 오늘 조금은 무겁고 막막함으로 늦은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몇단어 않되는 이 단어들이 ’옹기종기’모여서 이렇게

아름다운 말을 만들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앉고 있어야 하는 이 문제에 하느님께서 뭔가 하실 말씀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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